로빈이 사라지기까지 이제 1주일이 남았다. 이제 로빈이 소멸하고 서진만 남는다. 로빈과 서진이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하나와 셋이 함께 살아가기로 결정해 완벽한 해피엔딩을 기대했지만 로빈이 소멸을 선택, 반쪽짜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듯한 분위기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 연출 조영광) 19회분에서는 서진(현빈 분)이 로빈(현빈 분)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로빈이 계속해서 기억을 잃어 갔고 하나(한지민 분)가 이를 알고 충격 받는 내용이 그려졌다.
앞서 로빈이 깨어날 시간이 나타나지 않아 서진이 로빈인 척 행동했고 이를 하나가 알아채지 못했다. 충격으로 깨어난 로빈은 서진이 로빈인 것처럼 연기하고 하나가 자신을 못 알아본 것을 알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던 중 서진이 그토록 없애고 싶어 했던 자신과 해리성 정체장애를 인정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부터 로빈이 소멸할 거라는 운명은 정해져있는 듯했다. 로빈의 증상은 점차 심각해졌다. 하나와 처음 만났던 기억도 잃고 까칠했던 서진이 하나를 위하는 걸 알고는 “내가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위기와 불안감을 느꼈다. 로빈의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서진에게 흡수되고 있었다.
결국 로빈이 선택한 건 소멸치료였다. 로빈은 자꾸만 하나와의 기억을 잃어가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고 강희애(신은정 분)을 찾아가 소멸치료를 해달라고 부타한 것. 로빈이 가장 두려운 건 모든 기억을 잃고 하나를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몸뚱이는 살아있지만 자신이 로빈인지, 하나가 사랑하는 여자인지도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었다.
이에 로빈은 자신이 하나를 기억한 채로 사라지는 것을 택했다. 잠을 자고 나면 서진이 깨어나기 때문에 잠도 자지 않고 하나와 시간을 보내려고 애썼다. 6개월 후면 로빈이 완전히 사라질 상태였지만 로빈이 기억을 잃어가는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전날 있었던 일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하나에게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도 못한 채 하나에게 들켰다. 하나는 곧바로 이를 눈치 챘고 그토록 사랑하는 로빈이 소멸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평생 함께 할 것 같았던 로빈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봐야했기 때문.
로빈은 하나와의 이별을 결심, 이는 소멸한다는 것을 뜻했다. 하나는 로빈을 말렸지만 로빈이 괴로워하는 걸 보고는 막을 수 없었다. 하나도 로빈이 바라던 대로 자신을 기억하고 있을 때 보내주기로 결심했고 좋은 기억을 남겨주기 위해 로빈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이미 끝이 보이는 결혼식은 슬프기 짝이 없었다.
소멸을 선택한 로빈, 로빈과 이별해야 하는 하나, 하나와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는 서진. 로빈은 사라지더라도 서진이 남아있고 로빈의 기억이 서진에게 흡수되고 있어 서진과 하나의 사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 로빈과 서진이 일체화 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 로빈과 서진, 하나가 함께 했다면 완벽한 해피엔딩이었겠지만 반쪽짜리 해피엔딩이라도 서진과 하나가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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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하이드 지킬, 나’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