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투수를 바꾼 두산 베어스가 시즌 첫 경기를 통해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5일 두산은 개막전 선발로 예고됐던 더스틴 니퍼트 대신 유네스키 마야를 28일 잠실구장에서 있을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선발로 내세웠다. 주된 이유는 니퍼트의 골반 통증이다. 이에 따라 마야는 지난해 강인함을 뽐냈던 NC전에서 시즌 첫 등판 기회를 얻는다.
NC를 만나는 마야는 최고의 이닝이터였다. 기본적으로 지난해 11경기 중 몇몇 경기에서 조기 강판됐음에도 63이닝을 소화해 이닝이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마야는 NC전에서는 늘 긴 이닝을 버텼다. NC와의 4경기에서 책임진 이닝은 29⅔이닝으로 평균 7이닝을 상회하는 이닝 소화 능력을 보였다.

그러면서 평균자책점도 2.73으로 낮았다. 시즌 평균자책점(4.86)보다 2점 이상 낮은 기록이었다. 니퍼트가 있었다면 당연히 니퍼트가 개막전 선발로 나서겠지만, 그렇지 못한 여건 속에서 상대가 NC라면 장원준이나 유희관이 아닌 마야가 개막전 선발로 나가는 것도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골반 통증이 있어 개막전에 등판하지 못한다 해도 니퍼트는 한 시즌을 놓고 보면 마야보다 불안감이 덜하다. 아직 마야는 한국에서 풀타임 선발로 검증받지 못했다. 따라서 좋은 시즌을 보내기 위해서는 첫 단추를 꿰는 것이 중요하다. 니퍼트의 5년 연속 개막전 등판 무산은 아쉽지만 마야가 스스로 자신감을 품을 수 있는 NC와의 대결을 통해 시즌 첫 등판을 갖는 것은 나쁠 이유가 없다.
NC와의 개막전에서 호투해 마야가 좋은 페이스로 시즌을 시작한다면 니퍼트의 개막전 선발 무산도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니퍼트의 경우 골반 통증이 있지만 그 이전에 시범경기에서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졌던 만큼 복귀 후 구위에는 큰 걱정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 마야가 성공적으로 선발진에 안착한다면 두산의 1~4선발은 더 큰 확신을 얻게 된다.
주어진 여건에 따라 팀은 선발투수를 바꿨고, 이제 남은 것은 마야가 잘 던져 팀의 결정이 옳은 것이었음을 증명하는 것뿐이다. 마무리와 5선발 후보였던 노경은, 이현승 부상에 이어 니퍼트까지 몸이 온전치 못하지만 시즌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투수진 전체가 전화위복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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