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00' 롯데 심규범, 좌완 불펜 희망 급부상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3.26 06: 27

롯데 자이언츠 젊은 투수들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 최근 몇 년동안 투수 육성에 있어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았지만, 올해 시범경기를 통해 신예투수 2명이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좌완 심규범(24)과 우완 이인복(24)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심규범은 당장 팀 전력에 생긴 공백을 메울 자원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청원고와 경희대를 졸업, 2014년 롯데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심규범은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신인답지 않은 경기 운영능력과 배포로 무장한 선수다.
최고구속은 140km 정도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 볼끝과 공의 움직임이 좋다.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투구밸런스인데, 덕분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힘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 여기에 팔스윙이 짧아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은데, 좌완 불펜투수는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심규범은 시범경기 6경기에 출전, 4⅓이닝을 소화하며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안타 2개, 볼넷 2개를 내주며 삼진 3개를 잡아냈다. 롯데 투수들 중 이명우와 정재훈, 최대성과 함께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작년 1군에서 1이닝만을 던졌던 심규범은 신인 요건을 갖춘 선수다. 신예투수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은 이유는 롯데가 시즌 초 좌완 불펜투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전 불펜투수 강영식이 4월 말에야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에 1개월동안 그 자리를 메울 선수가 있어야 한다. 좌완 자원으로 이명우도 있지만, 이종운 감독은 투수 유형별로 2명씩은 1군 불펜으로 보유하고자 한다.
롯데는 일찌감치 시즌 초 강영식 자리를 메울 카드를 테스트했다. 심규범과 김유영, 차재용 등이 후보군으로 꼽혔는데 살아남은 건 심규범이다. 롯데 염종석 투수코치는 "김유영은 (불펜투수 치고는) 너무 공격적이고, 차재용은 구속이 조금 더 올라와야 한다. 감독님께서 심규범을 지켜보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심규범을 통해 주전 불펜투수 이명우를 독려하려는 의도까지 갖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롯데 불펜투수 등판 경기 1위를 기록했던 이명우는 작년 고전했다. 이 감독은 "이명우 선수도 중간에서 왼쪽한테 맞으면 안 된다. 그래서 (이명우가 마운드를 내려간 직후) 규범이를 올려 일부러 던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심규범은 롯데에 오랜만에 등장한 신예 투수다. 물론 시범경기 활약이 전부는 아니고,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더 큰 산들이 기다리고 있다. 일단 시범경기 호투를 통해 기회를 잡은 심규범이 1군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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