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착않여’ 나른한 봄, 두 딸 그리고 낮술..김혜자는 좋겠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3.26 09: 35

봄기운이 올라오는 나른한 오후, 두 딸과 함께 둘러앉아 고소한 회와 함께 낮술을 마시는 김혜자의 모습이 시선을 끌었다. 장성한 두 딸의 앞길에 아직도 걱정이 많은 김혜자이지만, 주고받는 대화 속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의 여유로운 시간이 부러움을 자아냈다.
지난 25일 방송된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는 순옥(김혜자 분)과 현숙(채시라 분), 현정(도지원 분)이 수산시장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각종 해산물을 구경하며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다가, 한 횟집에 들어가 술잔을 기울였다.
특히 순옥은 딸들 앞에 모란(장미희 분)과 바람을 피워 집을 나간 이후 죽었다고 알고 있는 남편 철희(이순재 분)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순옥은 남편 철희가 죽지 않았으면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순옥은 가족끼리 제주도 여행을 가는 것이 꿈이었다며 소녀처럼 웃어 현숙과 현정을 마음 아프게 했다.

현정은 외로운 순옥에게 재혼하지 그랬냐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순옥은 남편이 살아 돌아오면 용서한다고, 미안했다고 말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으로 애잔함을 안겼다. 그간 몰랐던 순옥의 속마음, 아빠를 그리워하며 애교를 부리는 현숙, 엄마의 인생을 외롭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날이 선 장녀 현정의 무뚝뚝한 모습 등은 이들 세 모녀가 서로를 사랑하는 각기 다른 방식을 보여주며 따뜻한 장면을 완성했다.
또한 이 장면에서는 깊게 몰입한 도지원이 김혜자의 대사에 눈물을 쏟아내 촬영이 중단될 정도로, 김혜자와 도지원, 채시라는 엄마와 두 딸의 캐릭터에 완벽히 빙의된 모습으로 단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극의 현실감을 살리고 있다. 김혜자가 도지원에게 결혼하라고, 채시라에게 이혼하지 말라고 던진 말은 엄마의 따뜻한 속정을 느낄 수 있어 뭉클함을 안겼다.
이 장면은 유현기PD가 꼽은 명장면이기도 하다. 유PD는 최근 진행된 ‘착하지 않은 여자들’ 기자간담회에서 “촬영을 하면서 딸이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혜자 선생님과 채시라, 도지원 셋이 횟집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아들이라면 과연 저런 시간을 가졌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던 것. 유PD는 “배우들의 케미가 점점 좋다. 촬영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고 전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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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지 않은 여자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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