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는 없다. 기회를 살리겠다".
한화 포수 정범모(28)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개막전을 준비 중이다. 팔꿈치 통증으로 오키나와 2차 캠프 막판 귀국한 정범모는 시범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우려를 남겼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정범모는 "몸 상태는 좋다. 이제 공도 세게 던지고 있고, 방망이를 칠 때도 문제없다"며 "캠프에서 지금껏 가장 열심히 훈련했다. 그런데 막판에 아파서 쉬는 바람에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훈련해온 것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 싶었다"며 재활 기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몸 상태가 회복됐고, 이미 개막전에 마음이 향해있다. 최고참 포수 조인성이 종아리 근육손상으로 최소 4월까지는 뛸 수 없는 상황이라 정범모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 지성준도 이제 2년차 중고신인이라 정범모가 주전으로 이끌어야 한다.
정범모는 "저한테 무게감이 많이 실렸다. 인성 선배가 오시기 전까지 커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면서도 "나에겐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기회는 계속 많았는데 내가 잡지 못했다. 늘 기대치는 높았지만 만족을 시켜드리지 못했다. 올해는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어느 팀이든 그렇지만 김성근 감독 야구에서 포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 감독도 정범모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범모는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시는 만큼 실력으로 보여드려야 한다. 감독님이 너무 걱정하지 않으시게끔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작년에는 시작이 안 좋았는데 올해는 개인적으로 최고의 해로 만들고 싶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에 만족하고 싶지 않다"고 각오했다. 지난해 결혼을 하고 새신랑이 된 그는 이제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확실한 1군 포수로 자리매김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한 목동구장에서 개막전을 치른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정범모는 "설레고 재미있을 듯하다. 경기감각이 문제이지만 그것 때문에 핑계 대고 싶지는 않다"며 "경기에 들어가면 긴장은 되겠지만 지금은 몸과 느낌이 모두 좋다"며 개막전 승리를 다짐했다.
어느 때보다 의욕에 가득 찬 정범모의 기세가 한화를 향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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