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을 끝낸 모비스, 이제는 행복한 '벚꽃엔딩'이다.
울산 모비스는 26일 2014-2015 4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서 LG에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 결정전에 선착했다. 접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5차전서는 2쿼터부터 확실하게 승기를 잡고 챔프전행 티켓을 따냈다.
1, 3차전을 이겼던 모비스는 지난 24일 벌어진 4차전에서 79-84로 패배했으나 '벼랑 끝 승부'였던 5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모비스가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은 전신인 기아 시절을 포함해 팀 통산 9번째다. 9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것은 모비스가 최초다. 모비스는 전주 KCC(8회·전신 현대 시절 포함)를 제치고 프로농구 역대 통산 최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기록을 다시 썼다.

정규리그에서도 1위에 오른 모비스는 챔피언결정전에 나서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동시에 사상 첫 3시즌 연속, 통산 6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에도 도전장을 던진다. 모비스는 통산 6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에 성공한다면 역대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챔프전을 앞두고 유재학 감독은 벛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바 있다. 유 감독 부임 후 명문구단의 자리에 오른 모비스는 플레이오프 진출 단골 손님. 한 때 부진할 때도 있었지만 3시즌 연속 진출한 것을 보면 유재학 감독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그 중 하나는 숙소에 피는 벚꽃이다. 챔피언 결정전을 할 때 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모비스 숙소에는 벚꽃이 영근다. 4강 플레이오프를 펼치는 동안 확인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도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기 때문에 유 감독의 말이 맞다면 모비스 선수단은 벚꽃을 보게 된다. 또 우승을 하고나면 벚꽃은 소리없이 사라졌다. 유재학 감독이 지켜봤던 것이다.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모비스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생겨났다. 그러나 선수단은 똘똘 뭉치면서 힘을 냈다. LG가 치열한 경기를 펼치는 순간 모비스는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며 반전을 노렸다.
5차전을 마치고 난 후 함지훈은 "(양)동근형이 정신력에 대해 강조했다. LG보다 우리가 조금 더 하고자 하는 의욕, 꼭 챔피언결정전에 가겠다는 의욕이 떨어져서 고전했다. 선수 미팅하면서도 얘기했다"고 털어놨다. 함지훈은 "LG보다 딱 하나 부족한 것은 이겨서 챔피언결정전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강조했다.
챔피언결정전 각오를 묻자 그는 "정신력이 전술보다 더 중요하다"며 상대에 비해 더 정신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만약 모비스가 챔프전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만약 우승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4강 플레이오프처럼 정신력을 모은다면 원하는 결과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 특히 유재학 감독도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심판에게 판정에 대한 문의를 했을 정도.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임한 증거였다.
결국 모비스가 행복한 '벚꽃엔딩'을 맞이 하려면 정신력이 중요하다. 과연 모비스가 어떤 모습으로 챔프전에 나서게 될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