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했던 '하이드', 그래도 현빈·한지민은 남았다 [종영]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3.27 06: 47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의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너무나도 미미했다. 그럼에도 불구, 현빈-한지민 두 주연배우의 케미 그리고 열연 만은 드라마의 수확으로 남았다.
'하이드 지킬, 나'는 지난 26일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떠들썩하게, 큰 기대와 함께 시작했던 이 작품은 저조한 시청률이라는 굴욕적인 성적을 거두며 퇴장했다. 그러나 시청률이 낮다고 해서 간과해선 안 될 것들이 남았다. 바로 배우들이다. 특히 현빈과 한지민은 따라주지 않는 시청률 속에서도 꿋꿋이 열연했다. 케미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두 사람을 위한 드라마와 같았다.
일단 두 사람에겐 최강 케미가 있었다. 비주얼 만으로도 그야말로 '갑'인 현빈과 한지민이었다. 현빈과 한지민은 함께 서 있기만 해도 러브라인이 만들어졌다. 범인과의 머리싸움 보다도 로빈(구서진/ 현빈 분)과 장하나(한지민 분)의 러브라인에 이야기 전개가 쏠릴 때 시청자들의 반응이 더 뜨거웠던 사실만 보더라도, 현빈과 한지민의 케미가 이 드라마를 먹여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미 만으로 드라마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케미 이전에 이들의 연기가 뒷받침 됐기에 이 화학작용도 유효할 수 있었다.
현빈의 경우 처음으로 다중인격에 도전했다. 게다가 다중인격인 만큼 성격이 극과 극인 두 인물이었다. 현빈은 구서진일 때와 로빈일 때 외모부터 말투, 성격, 눈빛까지 모두 바꿨다. 같은 현빈이지만 확연히 다른 사람이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구서진과 로빈이 동일인물이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설정이 이 덕분에 납득 가능했다.
 
한지민은 사랑스러운 모습부터 애잔한 모습까지 선보이며 매력을 발산했다. 다중인격으로 분한 현빈에 비해 크게 조명받지 못한 것도 사실. 그러나 한지민이 없었다면 '하이드 지킬, 나'의 달달함도 없었다. 또한 드라마 말미의 애잔함도 없었다. 한지민은 이야기 전개에 따라 적절히 연기 변신을 이어가며 다중인격 남자를 사랑하게 된 '비운의 여인'을 완성했다.
물론 '하이드 지킬, 나'의 성적은 저조하다. 특히 현빈, 한지민의 캐스팅 이후 줄곧 이어진 시청자들의 관심을 생각한다면 더욱 안타깝다. 동시간대 경쟁하던 MBC '킬미 힐미'와 같은 소재를 그려냈다는 점과, 원작 웹툰의 이충호 작가가 제기한 유사성 논란에서부터 생겨난 시청자들의 편견이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하이드 지킬, 나'는 기대를 저버리고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현빈, 한지민의 팬들은 여럿 생겨났다. 드라마가 산으로 가는 중에도 길을 찾으려는 두 사람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하이드 지킬, 나'의 후속으로는 '냄새를 보는 소녀'가 방송된다. 같은 사건으로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갖게 된 두 남녀 무각(박유천 분)과 초림(신세경 분)이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오는 4월 1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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