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명견만리’ 서태지, 여기 협력하는 괴짜가 있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3.27 06: 47

내 것, 네 것을 넘어선 협력의 시대. 그 가운데 데뷔 23년차 가수 서태지가 섰다. 지난해 ‘크리스말로윈’ 스템파일을 공개한 서태지의 행보는 창조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는 평. 훌륭한 플랫폼을 제공하며 원하는 누구나 마음껏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낸 서태지는 또 한 번 새로운 흐름의 중심이 됐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1TV 렉처멘터리 쇼 ‘명견만리’에서는 가수 서태지와 구글의 김현유(미키김) 상무, 카이스트 이민화 교수가 ‘천재시대의 종말-창조는 공유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다.
이날 서태지는 큰 파장을 몰고 왔던 은퇴 선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서태지는 1996년 은퇴를 발표하며 언급했던 창작의 고통에 대해 “창작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 시기가 3집을 할 때였다. 더는 못 하겠다, 이러다 죽을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새로운 것을 할 때는 희열을 느끼지만 영감이 안 떠오를 때는 피폐해진다”고 전한 것.

그런 그가 5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크리스말로윈’ 스템파일을 공개하고, 리믹스 콘테스트를 열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세상에 내놓은 ‘크리스말로윈’ 스템파일을 공개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서태지밴드의 탑은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미쳤구나 싶었다. 정말 황당했다”고 전했고, 강준형은 “창작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모방이 필요한데, 그 모방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말했다.
스템파일은 곡을 구성하는 악기 각각 날것의 음원을 말한다. 이에 음악팬들은 스템파일을 활용한 2차, 3차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냈다. 음악팬들이 만들어낸 2차 창작물에는 원곡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파괴력을 가진 새로움이 가득해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스템파일 공유가 만든 창조의 장은 시대가 요구하는 개방적 혁신의 가치를 오롯이 보여줬다. 
 
이제 더는 독불장군이 통하지 않는 시대.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는 시대에서 협력하는 괴짜는 트렌드를 선도했다. 이날 서태지 리믹스 콘테스트 우승자인 한원탁 씨와 함께 한 새로운 ‘크리스말로윈’ 공연은 그래서 더 특별했고 더 큰 울림을 전했다.
'명견만리'는 대한민국 대표 지적 교양인들이 미래를 향해 던지는 필살의 질문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중강연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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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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