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투수들의 부상으로 마운드 고민이 많은 두산 베어스가 새롭게 내세운 카드로 개막전을 맞는다. 그 배경에는 이유가 있다.
두산은 지난 23일 미디어데이 행사 직후 더스틴 니퍼트를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선발로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틀 뒤인 25일에는 유네스키 마야로 개막전 선발을 교체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골반 통증을 느낀 니퍼트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김태형 감독이 개막전 선발로 마야를 내세운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26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김 감독에게 상대 전적을 감안해 마야를 개막전 선발로 넣은 것이냐고 묻자 “그런 점도 감안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4.86이었던 마야는 NC전 4경기에서는 29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73으로 강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장원준에 대한 배려다. 김 감독은 “장원준은 원래 2번째 경기에 넣겠다고 했는데 니퍼트가 빠졌다고 해서 당겨 쓰는 것보다는 마야가 개막전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장원준은 예정대로 29일 잠실 NC전에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한다.
니퍼트의 첫 등판 시기가 언제일지는 좀 더 관찰이 필요하다. 오는 31일부터 대전에서 있을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에 니퍼트가 등판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김 감독은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현승이 없는 상황에 니퍼트마저 첫 로테이션을 거르면 두산은 대체 선발이 2명 필요해진다.
이에 따라 두산의 개막 엔트리 투수 지형도도 달라질 수 있다. 김 감독은 경찰청과의 경기 직후 “아직 투수 엔트리 1~2명 정도가 확정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 미팅을 통해 결정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니퍼트를 첫 5경기 안에 가동하기 힘들다면 선발로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는 선수를 엔트리에 둬야 한다. 반면 정상적이라면 불펜에서 1이닝을 막아줄 투수면 충분하다.
야수 백업엔 숨통이 트였다. 김 감독도 고영민과 김진형이 돌아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경찰청과의 경기에서 두 선수는 모두 출전했다. 고영민은 선발 출장한 2루수 오재원의 백업으로 그라운드를 밟았고, 김진형도 4회말 우전안타로 출루한 잭 루츠의 대주자로 출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있었다. 고영민의 경우 허리 통증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중도 귀국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경기에 출전이 가능한 상태다.
김 감독이 확실히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모든 자리가 정리는 되어 있는 상태다. 좌투수를 전문적으로 상대할 우타자 대타요원을 따로 둘 방침이 있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꼭 우타자를 쓰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백업 1루수 경쟁에서는 오재일이 오장훈보다 앞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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