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에 가까웠던 여성 래퍼 치타가 떴다. ‘언프리티 랩스타’의 최종 우승을 차지한 치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 상승을 일궈냈다. 실력은 두말 하면 잔소리. 분명히 센 기운을 뿜어대는 언니인데 가끔 짓는 미소가 멋있는 매력을 높이는 괴물 래퍼다.
치타는 지난 26일 방송된 엠넷 서바이벌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MC몽이 프로듀서로 나선 가운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이 프로그램 출연 전 지명도로는 가장 높았던 제시를 꺾은 쾌거다.
두 사람은 방송 내내 강력한 우승 후보로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두 사람이 정식으로 맞붙는 대결이 많지 않을 정도였다. 이 가운데 우승은 치타에게 돌아갔다. 치타는 ‘쇼 미 더 머니’ 탈락의 아쉬움을 극복하고 여성 래퍼들이 전쟁을 치른 ‘언프리티 랩스타’의 최후의 1인이 됐다.

치타의 선전은 방송 전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첫 방송부터 치타는 괴물 래퍼의 위엄을 보여줬다. ‘쇼 미 더 머니’ 출연 당시 긴 생머리였던 것과 달리 짧은 머리와 강렬한 화장으로 등장해서 시선을 빼앗더니 거침 없는 말솜씨를 보였다. 자신의 랩에 대한 자신감, 상대에 대한 거침 없는 폄하, 그러다가 뛰어난 무대에 대해서는 시원한 인정으로 ‘쿨한 여자’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쏟아내는 랩, 감각 있는 가사, 그리고 무대 장악력은 언제나 돋보였다. 그리고 아이돌 멤버인 AOA 지민을 저격하는 솔직한 속내로 ‘할 말은 한다’는 통쾌함을 선사했다. 특히 상대방을 제압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욕설이 아닌 자신감 있는 표정과 툭 던지는 한 마디로 기를 죽일 수 있는 행동으로 긴장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프로그램 시청 재미를 책임졌다.
사실 시원하게 뱉어내는 랩과 함께 래퍼들의 긴장 구도가 ‘언프리티 랩스타’를 보는 즐거움인데 치타는 제시와 함께 이 같은 갈등 요소를 책임졌다. 물론 실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뭔가 무섭고 세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래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간혹 자신만만하게 짓는 미소 속에 인간미가 묻어났다. 자신과 경쟁을 하지만 훌륭한 무대를 만들었을 때는 아낌 없이 박수를 보내며 시청자들의 호감을 이끌었다.
압권은 지민과 대결을 벌였던 준결승 무대였다. 그는 교통사고로 인해 의식 불명 상태를 겪었던 당시의 심정을 가사로 만든 곡으로 시청자들을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강렬하면서도 치타의 힘든 지난날이 담긴 뭉클한 가사와 폭발력 있는 무대 장악은 방송 후 크게 화제가 됐고 그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이 늘었다. 그리고 그는 주목을 받지 못했던 래퍼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과 대중 소구력을 모두 갖춘 래퍼로 탈바꿈했다. 이제 꿈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치타의 거침 없는 행보가 자못 궁금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자 래퍼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8인의 실력파 여자 래퍼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시·지민·타이미·치타·졸리브이·키썸·육지담·릴샴·제이스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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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리티 랩스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