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들어진 할배들이 나영석 PD의 손을 잡고 또 온다. 그들의 짐을 들고 뒤따르는 건 '투덜이' 이서진과 새로운 '여신 짐꾼' 최지우다. 이들이 활약할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편'(이하 '꽃할배')는 '삼시세끼-어촌편'이 누렸던 tvN의 불금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기대요소는 충분하다. 이미 익숙해진 H4(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의 캐릭터가 잡혀 보는 재미를 더해줄테고, '꽃할배'와 '삼시세끼'로 더욱 탄탄해진 이서진과 나영석 PD의 '톰과 제리' 같은 두뇌싸움(아니면 그냥 싸움)도 계속될 예정. 여기에 '신의 한수'로까지 불리고 있는 최지우의 새 짐꾼 투입이 또 하나의 시청포인트로 떠올랐다.
오늘(27일) 오후 9시 45분 첫방송하는 '꽃할배'(연출 나영석 박희연)의 포인트를 지난 24일 열렸던 '꽃할배' 제작발표회 당시 출연자와 제작진이 주고 받은 대화와, 예고영상을 토대로 콕콕 짚어봤다.

◇ H4 할배들, 참 여전들 하시다
H4 할배들은 여전했다. 이순재는 여전히 맏형으로서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고, 신구는 툭툭 인생의 조언들을 이야기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낭만파 박근형은 막내 투덜대는 백일섭을 다독이며 형들과 함께 여행을 즐겼다.
바뀐 게 있다면 더욱 두터워진 나 PD에 대한 신뢰였다. 백일섭은 "나영석 PD가 여행을 또 가자고 그러면 무조건 가겠다"며 "나는 여행을 거의 다니지 못했는데 나 PD를 만나서 네 번째 좋은 여행을 하게 됐다. 존경하는 선배들을 따라 다니면 즐겁다"고 나 PD에 대한 고마움과 신뢰를 드러냈다. 이는 나머지 할배들 역시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는 할배들을 네 번째 극진하게 모셨던 나 PD와 이서진 때문이었다. 이날 이서진은 '이서진에게 여행이란?'을 묻는 질문에 "여행은 그냥 혼자 갈 거다"라고 툴툴대면서도, 이내 "이곳 '꽃할배'에서의 열흘은 선생님들이 우선이다"고 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나 PD 역시도 "나도 이서진씨와 같은 입장이다. 우리에게 ('꽃할배'의) 여행은 일이다. 그래야 선생님들이 여행을 제대로 할 수 있고, 시청자들도 즐겁게 보실 수가 있다"고 이서진의 의견에 맞장구, 오랜만에 두 사람이 함께 뜻을 모으는 희귀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 나 PD vs 이서진…이것은 '톰과 제리-그리스편'
어디서든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나 PD와 이서진 역시도 그대로였다. 이번 방송 역시 '톰과 제리-그리스편'이 될 확률이 한층 짙어졌다. 우선 최근 있었던 MBC '무한도전'의 식스맨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이서진에 대해 나 PD가 한 마디했다. "그릇이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며.
이날 나 PD는 '이서진이 '무도-식스맨'을 거절했는데, 흐뭇하지 않냐?'는 질문에 "전혀 흐뭇하지 않았다"고 답하며 "자기가 자신이 없어서 거절한 거다. (이서진에게) 얘기도 듣고, 방송도 봤는데, 글쎄다. '무한도전'이라는 곳은 이서진씨 그릇으로 담기엔 넓고 깊은 곳이다. 이 형은 그냥 농사 짓거나 짐 드는 게 어울린다"며 '삼시세끼'와 '꽃할배'에 최적화된 출연자임을 강조했다.

이서진도 당연히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혹시 나 PD와의 관계 때문에 제안을 거절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 PD와의) 관계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고 응수했다.
◇ 스핀오프 가나요? 이서진-최지우의 '꽃보다 썸'
'꽃할배-그리스편'의 가장 큰 기대 요소는 누가 뭐래도 최지우의 짐꾼 투입이다. 앞서 최지우는 '삼시세끼-정선편' 게스트로 출연해 나영석 PD와 호흡도 맞춘 바 있다. 게다가 그때부터 이어졌던 이서진과의 묘한 '썸'의 기류는 그리스까지도 이어질 전망. 이날 역시 "과소비가 심하다"고 최지우를 거듭 구박하는 이서진의 얼굴은 활짝 웃고 있었다.
이서진은 최지우 덕분에 요리 걱정을 덜었고, 살갑지 못한 자신을 대신해 할배들과 살가운 분위기를 만들어준 최지우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수줍게 표했다. 이에 최지우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 모습을 모두 지켜 본 이순재는 "최지우는 훌륭한 짐꾼이다. 언어 준비도 많이하고, 조사도 많이 했다. 또 살림꾼이다. 저런 며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서진이 있으니 기대해 본다. 두 사람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두 사람의 '썸'을 부추겼다.
나영석 PD는 최지우에 대해 "가장 큰 장점은 성실함이다. 좋게 말하면 성실함이고, 나쁘게 말하면…A를 입력하면 A만 하는 사람이다. 김치를 입력하면 김치만 담근다. 몰입도는 대한민국에서 1등"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나 PD는 "짐꾼으로 투입되면 짐꾼만 하겠구나 싶었다.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열흘 내내, 여배우나 스타의 모습을 버리고 열심히 선생님을 보필하고 여행했다. 짐꾼 역할을 김치 담그는 것처럼 잘 해냈다"고 설명하며 '꽃할배-그리스편'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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