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이 맞나 싶을 정도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재성(23, 전북 현대)이 특급 활약으로 발탁 이유를 증명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루키'의 경기력이 아니었다. 안정된 트래핑과 경기 운영, 넓은 시야 모든 것이 출중했다. 개인적인 능력만 돋보인 것이 아니다.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강조했던 기존 선수들과 융화력도 뛰어났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인정을 받아야 마땅한 경기력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재성을 눈여겨 본 것은 이번 A매치 전의 일이 아니다.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린 지난해 12월 제주 전지훈련에서 이재성은 부름을 받았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이재성에게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 인상은 3월 K리그 클래식 경기서 확신이 됐다.

소속팀 전북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미드필더 등 미드필더 전역을 경험했다. 좋아하는 포지션은 따로 있지만 이재성은 가리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불과 프로 2년 차의 젊은 선수이지만, 희생과 헌신을 제대로 실천할 줄 아는 선수인 것이다.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도 마찬가지다. 이재성은 측면 미드필더에 배치됐다. 이재성이 가장 선호하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재성에게 중요한 사항은 아니었다. 대표팀에서 뛸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 중요했다.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인지하고 있는 이재성은 자신에게 좋은 플레이가 아닌 대표팀에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기존의 대표팀 선수들이 바라는 모습이었다. 물론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데뷔전이라는 부담 속에서 펼친 활약은 공격 포인트 이상의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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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