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이 데뷔전을 준비하고 있다. 팀이 사분오열 된 이후 사령탑에 올라 지난 4개월 동안 팀을 하나로 묶는 데 주력했던 이 감독은 이제 전략가로서 144경기 정규시즌을 이끌어가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릴 kt 위즈전은 이 감독의 프로야구 감독 공식 데뷔전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롯데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는데, 투수들은 공격적인 투구로 평균자책점 1위와 최소볼넷을 거뒀고 타자들은 홈런 1위와 타점 1위를 석권했다.
그렇지만 정규시즌은 다르다. 시범경기는 선발투수의 투구수와 이닝을 정해놓고 경기에 들어가고, 불펜운용 역시 경기 전 미리 정해진대로 한다. 타자 역시 마찬가지, 최대한 많은 자원을 시험하는 게 주요 목표다. 롯데가 시범경기 7승 5패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 결과만 놓고 낙관하는 건 조금은 이르다. 그래도 이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달라진 롯데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어떻게 본다면 롯데에 시범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작년 일어난 사건으로 롯데 팬들의 시선은 많이 싸늘해진 것이 사실이다. 혹자는 '(봄에만 야구 잘 하는) 봄데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지금 롯데에 필요한 건 초반 좋은 성적이었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 이 감독은 롯데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 뿐만 아니라 정규시즌에도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팬들께서 좋게 봐주신다니 정말 다행이다. 팬들이 왔는데 만날 경기 지고 그러면 누가 경기장에 오겠나. 그래서 시즌 초 성적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자꾸 이겨야 팬들도 다시 경기장을 찾아주실 것 아닌가. 정규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시범경기는 무사히 치른 롯데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 있다. 확실한 선발 카드가 3장 뿐이며 외야 1자리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작년이랑 비교하면 투수 4명이 부족하다. 용병 2명에 장원준, 김사율이 나갔다. 김사율 자리야 정재훈이 왔지만 나머지 자리는 새로 온 투수들이 잘 던져줘야 한다. 젊은 투수들이 많이 성장했는데 그 선수들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 감독 데뷔전을 앞둔 이 감독에게 '긴장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이 감독은 "긴장되기 보다는 빨리 개막전을 하고 싶다. 아주 기대가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만약 준비가 덜 되었다면 걱정도 되고 긴장되 될 것이지만, 겨울 동안 우리 선수들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성과도 어느 정도 있었다.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을 이 감독은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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