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악재’ 류현진-추신수, 건강 증명 가능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28 06: 30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거들인 류현진(28, LA 다저스)과 추신수(33, 텍사스)가 나란히 부상이라는 단어에 숨을 죽이고 있다. 추신수는 터널을 빠져나오는 과정, 류현진은 그 터널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과정이다. 결국 올 시즌 성적, 그리고 그들에 대한 평판은 ‘건강 증명’에 달렸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7년 1억3000만 달러라는 거액 계약에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부상에 고전했다. 4월 당한 발목 부상의 여파가 한 시즌 내내 갔다. 결국 발목과 팔꿈치 모두에 칼을 대며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류현진도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결국 부상이 화려한 시즌을 망쳤다고 볼 수 있다. 어깨와 엉덩이 부위에 부상을 당하며 세 번이나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운동 선수와 부상은 뗄 수 없는 단어다. 하지만 그 단어를 멀리할수록 선수의 가치는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세월이 바뀌어도 ‘출전 경기수 = 팀 공헌도’라는 명제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B)를 풍미했던 스타 선수들은 철저히 몸 관리를 하며 장수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선수는 지난해부터 다소간 이상 징후가 보이고 있다. 장기화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시범경기 기간에도 신경 쓰일 만한 소식들이 있었다.

발목과 팔꿈치 상태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던 추신수는 삼두근 통증으로 열흘 정도 공식 시범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주까지는 지명타자로 출전하며 수비에는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단순한 피로 누적 증상이지만 계획대로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했다는 점은 확실하다. 류현진은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등과 어깨에 통증을 호소한 결과 앞으로 2주 정도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할 전망이다. 개막 로스터 진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부상이라는 단어는 두 선수의 현 시점에서 더 민감한 단어다. 이미 MLB에서 기량이 검증된 추신수는 지난해를 부상 때문에 날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지에서는 “이미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추신수의 운동능력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건강한 몸으로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7년 1억3000만 달러’라는 계약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류현진은 투수에게 민감한 어깨 통증에 맞부딪혔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해 통증이 있었던 부위와 같다”라며 같은 부위에 통증이 재발한 것을 조금은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또 통증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MLB 데뷔 후 2년 동안 28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한 류현진의 가장 큰 장애물로 보는 분위기다. 류현진은 아직 젊은 나이이며 한 차례 더 ‘대박’을 터뜨릴 기회가 있다. 부상 경력이 그런 가능성에 흠집을 내서는 곤란하다.
다행히 아직은 부상의 늪에 빠진 정도는 아니다. 추신수는 베테랑이다. 시범경기 일정을 조금 걸렀지만 시즌에 맞춰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류현진은 스스로 예방 차원의 휴식임을 밝히고 있다. 약간의 차질은 생겼지만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자신감이다. 오히려 지금 한 번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시즌을 내다봤을 때 약이 될 수도 있다. 건강하게 뛰는 것. 평범하지만 자칫 잊기 쉬운 이 명제는 두 선수가 반드시 증명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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