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윤명준의 각오 “주자도 내보내지 않겠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3.28 06: 05

두산 베어스 마무리로 낙점된 윤명준(26)이 비장한 각오를 내보였다.
두산은 불펜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고 있는 팀이다. 유력한 마무리 후보였던 노경은의 부상으로 뒷문을 지키게 된 윤명준의 활약 여부에 따라 두산은 불펜이 약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도 있고,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우선 윤명준은 시범경기에서 3번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2세이브를 올렸다. 더할 나위 없는 테스트 결과였다.
개막 직전 컨디션도 최고조다.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윤명준은 “현재 몸 상태는 100%다. (시범경기 초반 던지지 못했던 것도) 몸이 아파서 그랬던 것은 아니고 준비가 늦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돌아와 보여준 최상의 투구로 주변의 걱정어린 시선도 씻어냈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하지만, 아직 마무리 자리가 자기 것이라는 생각은 스스로도 하지 않는다. “형들이 부상을 당해 마무리를 맡게 됐는데, (노)경은이 형이 오기 전까지 임시 보직일 수 있지만 오기 전까지 잘 막아내겠다는 생각이다. 경은이 형이 오면 불펜 전체가 더 좋아질 것이다. 그 전까지 더 집중하겠다”며 윤명준은 선배들이 돌아올 때까지 자신의 몫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마무리는 중압감이 큰 자리지만 셋업맨보다 체력관리를 하기엔 좋다. 윤명준은 지난해 61경기에서 71⅔이닝을 던졌고,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날도 불펜에서 몸을 풀었던 적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마무리를 하면 이닝 수도 줄고, 몸을 풀지 않고 쉬는 날이 조금은 늘어 컨디션 관리가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나 윤명준은 “여건은 지난해보다 좋지만, 그 때도 나쁘지 않았다. 상황을 탓하는 것은 핑계인 것 같다”는 말로 변명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현했다.
물론 “마무리는 나가는 타이밍이 정해져 있는 편이고, 1이닝만 잘 막아도 된다는 점이 좋다. 지난 시즌에는 상황에 따라 몸을 풀다가 말고 다시 나가서 풀던 경기도 있었다. 마무리는 빨라도 8회 2사 정도에 나간다는 점에서 컨디션을 유지하기 좋을 수 있다”며 새로운 보직의 장점도 언급했다.
대신 이겨내야 할 정신적 부담감의 크기는 커졌다. 그래도 씩씩해서 당장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윤명준은 “마무리는 마지막에 나가고, 게임을 종료시키는 자리다 보니 공 하나 하나에 더 집중할 생각이다. 주자도 내보내지 않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타자와의 싸움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묻어났다.
성격은 마무리에 적합하다. “생각이 복잡하지 않다. 나쁜 것이나 좋은 것이나 빨리 잊는다”고 말하는 윤명준의 성격은 마무리투수들이 보편적으로 이야기하는 자신들의 성격과도 비슷했다. 지금보다 경험이 없을 때 맞이했던 2013 포스트시즌 역투 장면들에 대해서도 “그땐 처음이라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던졌다”고 할 만큼 윤명준은 예민하지 않고 명료한 성격의 소유자다. 명쾌한 윤명준이 물러서지 않는 정면승부로 두산 마운드의 새로운 수호신이 될지 개막전부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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