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가 평준화될수록 흥미는 더 커진다. 상향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 하위권으로 처졌던 세 팀의 올 시즌 비상 여부는 프로야구 흥행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흥행력이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주목도는 더 크다. 롯데, KIA, 한화의 반격이 거셀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 KIA, 한화는 지난해 나란히 하위권으로 처지며 씁쓸한 한 해를 보냈다. 꾸준히 4강에서 경쟁하던 롯데는 여름 이후 힘이 떨어지며 후반기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KIA는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상승 동력을 잃었다. 최근 몇 년간 하위권을 전전했던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사실상 표류했다. 결국 세 팀은 사령탑이 모두 교체되며 시끄러운 겨울을 보내기도 했다.
올 시즌 전망도 그렇게 밝다고는 할 수 없다. 그나마 객관적인 전력이 낫다는 롯데는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낼 수 있는 좌완 에이스 장원준(두산), 그리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쏠쏠한 몫을 했던 김사율(kt)이 팀을 떠났다. 주전 중견수였던 전준우는 군에 입대했다. 보강보다는 누수 요인이 더 크다. KIA도 안치홍 김선빈의 입대로 센터라인이 허전해졌다. 윤석민이 가세했지만 마운드 전력이 아주 강한 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나마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부임, 그리고 송은범 배영수 권혁이라는 FA 투수들의 가세로 전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여전히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가 크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기초체력은 여전히 중·하위권이다. 더군다나 KIA와 한화는 시즌을 앞두고 신종길 조인성 등 팀 내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며 100% 전력도 꾸릴 수 없다. 상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이 kt와 함께 가장 아래의 네 팀으로 주로 뽑는 이유다.
하지만 예상은 예상이다. 겨울 동안 착실히 준비를 한 만큼 돌풍을 일으킬 자격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롯데는 야수 라인업이 약한 팀은 아니다. 마운드에서 새로운 피가 등장한다면 일을 낼 수 있다는 평가다. KIA는 윤석민이 가세해 일단 뒷문이 든든해졌다.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정착된 새 분위기도 무형적 상승 요소다. 한화는 객관적인 전력이 강해졌고 ‘김성근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외형적으로도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들의 성적에 따라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도 좌우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KBO 리그는 올해 총 720경기 체제로 치러짐에 따라 850만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당 평균관중을 유지할 경우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에 흥행요소가 더해지며 힘을 낸다면 900만 시대에 근접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김 빠진 리그가 돼 시즌 막판 성적에 의미 없는 팀이 속출할 경우 결코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결국 이 세 팀이 리그의 팽팽함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롯데와 KIA는 전국구 흥행파워가 있다. 프로야구의 폭발적 성장에는 롯데와 KIA의 호성적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의 부임 이후 최고의 이슈메이커가 된 한화도 흥행 파급력을 갖춘 구단으로 변모했다. 세 팀이 ‘약체’라는 기존의 전망을 뒤집으며 프로야구판에 뜨거운 열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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