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신인 내야수 박지규(24)가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한 소감을 전했다.
박지규는 27일 잠실구장에서 광주로 향하는 구단 버스에 타기 전, 쉬지 않고 달려온 지난 5개월을 돌아봤다. 박지규는 지난해 10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부터 일본 고치 마무리캠프, 1군 스프링캠프, 그리고 1군 시범경기까지 쉽지 않은 일정을 소화했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 사이에는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기량을 다졌고, 시범경기 기간에는 2군에 내려갔다가 올라오기도 했다.
박지규는 “솔직히 아직도 얼떨떨하다. 지난 5개월 동안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 내가 지금 이렇게 프로에 있다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많다. 개막전 엔트리는 생각도 못했었다”며 “정말 훈련을 많이 하긴 했다. 타격보다는 수비 훈련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나 자신도 수비 쪽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그런지 시범경기서 다행히 에러가 없었다. 수비는 나아진 것 같다”고 웃었다.

사실 박지규는 수비보다는 타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를 총괄한 차명석 수석코치의 칭찬이 계속됐고, 1군 스프링캠프에도 승선했다. 그러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만큼, 시범경기에선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지난 12일 포항 삼성전까지 시범경기 성적 5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1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박지규는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 정말 안 맞았다. 공이 배트 손잡이에 맞기도 했다. 뭘 해도 안 되겠더라. 그 때 감독님께서 2군에서 조절하고 오라고 하셨다”면서 “2군에 내려가니 갑자기 마음이 편해졌다.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훈련했고, 2군에서 치른 경찰청과 연습경기에서 안타 두 개를 쳤다. 사실 이렇게 빨리 1군에 올라올 줄 몰랐었다”고 말했다.
아직 정규시즌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박지규는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15경기 이상을 뛰며 1군 투수와 상대했다. 박지규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에 대해 “대학리그는 투수가 아무리 빨라야 구속이 140km대 초중반이다. 145km까지는 칠 자신이 있었다. 대학교에서 뛸 때는 ‘꼭 쳐야겠다’고 다짐하면 안타를 치고 성적이 나왔다”며 “그런데 프로는 확실히 다르다. 가장 차이점은 역시 투수들의 구위와 구속인 것 같다. 시범경기서 안타 3개 쳤는데 제대로 맞은 안타는 하나 밖에 없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박지규는 “그래도 그 안타 하나가 내게는 자신감이 됐다. 김강률 선수의 153km 직구였다는데 어떻게 친 건지 기억도 안 난다. 김강률 선수와 상대할 때 공이 너무 빨라서 시작부터 스트라이크 두 개 먹고 삼진 당할 줄 알았다. 다행히 150km대 공을 한 번 쳤으니까 다음에도 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박지규는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것을 두고 “지금도 마냥 신기하다. 내가 언제 어떻게 프로선수가 된 건지도 모르겠고, 어색하다”라며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으려 한다. 1군이든 2군이든 어느 곳에서든 내게 필요한 것을 채워 가면 된다고 본다. 좋은 경험 쌓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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