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감독, “못 받은 기아시절 우승반지 주시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3.29 06: 46

선수로서 프로농구 정상에 서본 김영만 동부 감독이 지도자로 새로운 도전을 한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 데이가 28일 오전 논현동 KBL 센터에서 개최됐다.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는 29일 울산에서 개최되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 4선승제의 진검승부에 들어간다. 미디어 데이에 양 팀 수장 유재학 울산 감독, 김영만 동부 감독을 비롯해 주장 양동근(34, 모비스)과 김주성(36, 동부)이 동석했다.
김영만 감독은 현역시절 ‘사마귀 슈터’로 불린 프로농구 스타출신이다. 정확한 점프슛과 골밑을 파고드는 포스트업까지 전천후 공격무기였다. 여기에 상대 에이스를 전담마크하는 질식수비까지 갖춘 만능 포워드였다.

1997년 프로농구 원년리그서 김영만 감독은 대선배 허재, 강동희, 김유택과 함께 기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1997년 4월 26일 동부의 전신 나래와의 챔프전에서 김영만은 무려 41점을 퍼부었다. 아직도 챔프전 한 경기 최다득점 3위 기록으로 남아있다.
운명이 얄궂다. 이제 동부로 자리를 옮긴 김영만 감독은 친정팀 기아의 대를 이은 모비스와 챔프전에서 만났다. 정식감독으로 부임한 첫 시즌에 챔프전에서 우승을 엿보게 됐다. 김영만 감독이 우승할 경우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역대 두 번째 인물이 된다. 첫 번째 기록은 허재 전 KCC 감독이 가졌다. 허재는 ‘농구대통령’답게 선수로 우승 2회(1997, 2003), 감독으로 우승 2회(2009, 2011)를 달성했다. 
김영만 감독은 “모비스 전신이 기아다. 선수로서 우승했는데 지금 상대로 붙게 됐다. 다른 팀보다 마음 편하다. 부담이 더 없다”면서 사람 좋게 웃었다.
이어 김 감독은 비화를 하나 털어놨다. 그는 “기아 때 우승했는데 우승반지를 아직도 못 받았다. 손가락에 반지가 하나도 없다. 모비스가 생각해주시면 지금이라도 언제든지 받을 용의가 있다”면서 옆에 있던 유재학 감독에게 “하나 주시죠?”라고 넉살 좋게 이야기했다.
유재학 감독도 “내가 그 때 기아에 없어서 모르겠다. 내가 우승해서 여벌로 하나 더 만들어 줄게”라며 수준 높은 농담으로 받아쳤다.
과연 김영만 감독은 선수시절에도 받지 못한 우승반지를 감독데뷔 첫 해 가질 수 있을까. 아니면 유재학 감독의 우승반지 하나를 덤으로 얻게 될까. 챔프전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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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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