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점차 뒤집은 ‘허슬두’, 두산 컬러 살아났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3.28 17: 21

‘허슬두’가 돌아왔다.
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에서 되찾은 팀 컬러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두산은 NC에 9-4로 역전승했다. 짜릿한 역전승으로 개막전을 장식한 두산은 3년 연속 개막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초반에는 패색이 짙었다. 두산은 4회초까지 0-4로 뒤졌다. 선발 유네스키 마야가 난조를 보인 탓이었다. 그러나 4회말 오재원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와 김재호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따라간 두산은 5회말 김현수의 동점 솔로홈런, 6회말 김재환의 역전 솔로홈런으로 5-4 역전에 성공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흔들린 NC 마운드를 물고 늘어진 두산은 역전 직후 김재호와 민병헌의 연속안타로 1, 2루 찬스를 다시 만들었고, 번트 자세를 취했던 정수빈이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로 외야 우측을 관통하는 2타점 3루타를 뽑아냈다. 7-4로 앞선 두산은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8회말 2점을 더 뽑아 승리를 굳혔다.
승부를 뒤집은 타선의 집중력과 힘을 우선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4점을 뒤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두산은 4회부터 맹렬한 추격을 시작했고, 역전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3번 김현수의 홈런은 물론 8번에 위치한 김재환의 방망이에서도 홈런이 나왔다. 9번 김재호는 3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으로 투수들을 압박했다. 피해 갈 곳 없다는 두산 타선의 명성을 재확인한 경기였다. 두산 타선은 장단 12안타로 NC 마운드를 공략했다.
타선의 활약도 좋았지만 마야 역시 초반 난조를 딛고 6이닝을 버텨 승리에 공헌했다. 제구에 어려움을 겪고 불리한 카운트에 NC 타자들에게 얻어맞았던 마야는 4회까지 82개나 던졌으나, 5회와 6회에는 26개로 아웃카운트 6개를 추가했다. 초반 쾌조의 피칭을 했으나 4회부터 급격히 흔들린 상대 선발 찰리 쉬렉과 대조되는 결과였고, 개막전 승리도 마야의 것이 됐다.
불안요소로 지적됐던 불펜은 남은 3이닝을 말끔하게 지웠다. 신예 함덕주는 이종욱-나성범-에릭 테임즈로 이어지는 NC의 좌타자 라인을 맞아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씩씩하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이어 나온 오현택이 양의지와의 호흡을 통해 2루 도루를 시도한 이종욱을 잡았고, 김강률과 윤명준은 1이닝씩 무실점 호투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한 경기에 나왔다는 점이다. 미야자키 전지훈련 당시 김태형 감독은 “지고 있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는 모습은 다 없앴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 감독의 자신감은 개막전에서 현실이 됐다. 말로만 외치는 ‘허슬두’가 아니었다. 포기하지 않고 뒤집은 경기에서 상대를 더 몰아붙여 끝내 경기 막바지에 주저앉혔다. 불펜은 불안하다 했지만 나름대로 견고함을 보여줬다. 두산의 팀 컬러가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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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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