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이 2명' 롯데 지뢰밭 타선, 쉬어갈 곳 없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3.29 10: 14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개막전. 경기 전 발표된 롯데 라인업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작년 2번 타자로 활약을 펼친 정훈이 8번 타자까지 내려갔는데, 덕분에 빈틈없는 라인업을 짜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짐 아두치와 황재균으로 테이블세터를 꾸리고, 손아섭-최준석-박종윤으로 클린업트리오를 짰다. 하위타순은 강민호-김대우-정훈-문규현 순이었다. 이날 가장 많은 안타를 친 것은 아두치(5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와 손아섭(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이었다.
아두치와 손아섭은 1번과 3번 자리를 놓고 이종운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던 선수들이다. 처음에는 아두치가 3번, 손아섭이 1번으로 가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손아섭의 안타 생산능력과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서는 1번 타자가 적격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렇지만 아두치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자신의 안타 생산능력이 손아섭에 버금간다는 걸 입증했고, 롯데의 최종 선택도 톱타자 아두치-3번 손아섭 이었다.

아두치가 1번, 손아섭이 3번을 치는 건 개막전에서 주효했다. 아두치는 빠른 발로 안타 3개에 도루 2개, 결정적인 주루플레이 2개를 보여줬다. 3회 첫 안타를 치고 난 뒤 도루까지 성공시킨 아두치는 5회 1사 2,3루에서는 땅볼로 타점을 올린 뒤 전력질주로 상대 실책까지 유도했다. 그리고 황재균의 2루타 때 홈까지 밟았다. 또한 6회에는 안타에 도루를 한 뒤 황재균의 안타 때 다시 홈을 밟았고, 8회에는 2루타를 치고나간 뒤 손아섭의 안타로 득점을 올렸다.
손아섭은 1회부터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최준석의 투런포때 홈을 밟았고, 5회에는 적시타로 황재균을 홈에 불러들였다. 8회에는 깔끔한 안타로 타점을 추가하며 여전한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이날 롯데 타선이 더욱 무게감있었던 이유는 아두치와 손아섭 뒤에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포진했기 때문이다. 빠른 발을 가진 선수 바로 뒤에 장타자가 있다면, 득점을 올리기가 훨씬 쉬워진다. 황재균은 아두치 바로 뒤에서 5회 결정적인 2루타를 날렸고, 최준석은 홈런포로 손아섭을 걸어서 홈에 들어오게 했다.
여기에 하위타선의 활약은 아두치를 숨은 3번 타자로 만들었다. 이날 8번으로 출전한 정훈은 3타수 2안타 2득점, 문규현은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8번과 9번이 좋은 타격감으로 밥상을 차리고 상위타선에서 타점을 올리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5회 롯데의 7득점은 정훈의 내야안타와 문규현의 2루타로 시작됐고, 6회에는 정훈이 2루타를 치고나간 뒤 문규현이 희생번트를 대 3루까지 주자를 보냈고 아두치가 가볍게 적시타를 쳤다.
롯데 타선에는 아직 터질 곳이 남아 있다. 6번과 7번 자리다. 개막전 이 타순에서 8타수 1안타가 나왔는데, 기대만큼 활약을 해준다면 롯데 타선은 정말 쉬어갈 곳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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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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