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차리는 서건창, 치우기까지 된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3.29 09: 29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은 지난 28일 팀의 해결사였다.
서건창은 이날 목동구장에서 열린'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서 4-4로 맞선 연장 12회말 1사에서 송창식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날려 팀에 끝내기 승리를 가져왔다. 개막전부터 긴 연장 승부에 지쳐가던 팀은 서건창의 한 방에 달아올랐다. 그의 데뷔 첫 끝내기 홈런.
서건창의 주요 업무는 1번타자. 이른바 치고 달리면서 출루를 많이 하는 것이 목표다. 이따금 홈런 치는 강한 1번타자들도 있지만 서건창은 통산 홈런이 지난해까지 8개에 불과했을 만큼 홈런이 없는 타자다. 주로 발로 뛰어 장타율을 높이는 스타일이었던 그가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끈 것이다. 대부분이 예상치 못해 더 짜릿했던 장면이었다.

'필요할 때 한 방'이라는, 클린업 트리오에게 맞는 일을 해낸 서건창은 이날 경기 후 "저는 홈런을 치는 스타일도 아니기 때문에 홈런은 의도하지 않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어떤 아웃카운트든 일단 나가면 달라질 수 있는 게 야구라 무조건 출루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자신의 첫 끝내기 홈런에 얼떨떨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역대 최초 한 시즌 200안타라는 기록은 그에게 한 시즌 열심히 뛴 보상이기도 했지만 앞으로의 야구 인생에 조금의 부담을 안겨주기도 했다. 서건창은 시즌이 끝난 뒤 바쁜 와중에도 묵묵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몸을 만들어왔다. 그의 조용한 노력은 개막전부터 깜짝포로 빛을 발했다. 서건창은 "오늘 기쁜 건 오늘로 끝내고 내일 경기 준비 잘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해 가장 '핫'한 선수였던 서건창은 올해도 개막전부터 결정적인 활약으로 시즌을 열었다. 벌써 안타 2개를 채운 그의 새로운 도전도 기대를 모으지만, 사실 지난해부터 7홈런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깜짝포 한 방도 그를 보는 새로운 흥미요소가 될 듯 보인다. 서건창은 올해 또 얼마나 야구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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