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위기관리’ 장원준, 버텨서 이겼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3.29 16: 44

장원준(30, 두산 베어스)이 첫 등판부터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증명했다. 수많은 위기도 장원준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장원준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9피안타 1탈삼진 2볼넷 1실점했다. 경기 초반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인 장원준은 3회부터 투구 수 관리에도 성공해 숱한 위기 속에서 상대 타선을 단 1실점으로 묶었다. 두산은 7회말 오재원-양의지의 백투백 홈런을 앞세워 4-1로 승리했고, 장원준은 이적 후 첫 승을 수확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장원준과의 승부에 대해 “우리는 좌타자가 많고, 지난해까지 잘 치지 못했다. 어떤 투수든 좋은 날에는 타자가 칠 수 없지만, 우리 타자들도 1년간 커리어가 더 생겼으니 이제는 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NC 타자들은 장원준 공략에 성공했다. 7이닝 동안 얻어낸 9안타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침묵했다. 장원준의 위기관리 능력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 능력은 경기 내내 발휘됐다.
위기관리 능력의 절정은 초반이었다. 2회초까지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힘든 이닝이 계속됐다. 장원준은 2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다.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경우에도 카운트가 길어지는 것이 자주 나타났고, 이로 인해 투구 수도 크게 불어났다.
특히 2회초가 위험했다. 좌중간에 떨어진 선두 이호준의 안타 후 장원준은 2사까지 잘 잡았지만 투수 땅볼로 처리할 수 있었던 김종호의 타구가 자신의 글러브를 맞고 내야안타가 된 뒤 박민우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종욱의 잘 맞은 타구를 좌익수 김현수가 끝까지 쫓아가며 잡아 무실점으로 끝났지만 쉽지 않은 고비였다.
이날 장원준은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105개의 공 중 포심 패스트볼은 46개(최고 구속 144km)에 불과했다. 대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21개씩 활용했고, 커브도 17차례나 던졌다. 탈삼진은 1개에 불과했지만 다양한 변화구에 NC 타자들의 방망이는 장원준의 공과 정확히 만나지 못했다.
장원준과 맞대결을 펼친 손민한도 6회말까지 투구 수가 7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7회말 김현수를 안타로 출루시킨 뒤 2사에 오재원에게 통한의 우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장원준은 버텼지만, 손민한은 마지막에 한 방을 내줬다. 승리와 패배는 여기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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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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