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함지훈(31, 모비스)이 3점슛이 없다고 했나. 함지훈의 3점슛으로 모비스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울산 모비스는 29일 오후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원주 동부를 64-54로 제압했다. 역대 7전4선승제 챔프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한 사례는 72.2%에 이른다. 모비스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경기 전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에 대해 “팀에 녹아드는 중이다. 내년부터 함지훈을 가드로 돌리려고 한다. 지금 포스트업이 안 되니 패스나 슛 등 장점이 안 나온다. 패스는 웬만한 2번 보다 좋다”며 함지훈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유 감독은 “김주성이 5차전 마지막에 그냥 슛을 보고 있더라. 그만큼 체력이 떨어져 힘들다는 것”이라고 했다. 함지훈이 외곽슛을 던져야 김주성의 체력을 더 빨리 떨어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1쿼터 중반 함지훈이 3점슛 바깥에서 공을 잡았다. 당연히 패스하리라 생각한 김주성은 수비를 하지 않았다. 함지훈은 자신 있게 3점슛을 꽂았다. 우연이 아니었다. 마음먹고 나왔다. 김주성은 함지훈을 프리로 놔뒀다. 함지훈은 1쿼터 4분 37초를 남기고 다시 한 번 3점슛을 꽂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함지훈은 컷인으로 8득점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김주성도 함지훈을 외곽까지 막지 않을 수 없었다.
함지훈은 김주성도 잘 막았다. 198cm인 함지훈이 신장은 7cm가 작지만 더 무겁다. 함지훈은 덩치가 있다 보니 골밑에서 안 밀렸다. 김주성은 공수에서 함지훈에게 애를 먹었다. 결국 체력소진을 우려한 김영만 감독은 2쿼터 김주성을 뺐다.

모비스는 함지훈이 외곽에서 공을 잡아 공격을 시작하는 패턴으로 재미를 봤다. 안재욱이 양동근을 수비하자 함지훈은 골밑의 양동근에게 공을 찔렀다. 양동근은 지체 없이 골밑슛을 넣었다. 양동근은 수비 미스매치 상황에서 김주성을 육탄방어하기도 했다. ‘센터’ 양동근이 따로 없었다. 양동근은 팀내 최다 18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평소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함지훈은 체중관리에 애를 먹는다. 유 감독은 콜라를 너무 좋아하는 함지훈에게 ‘콜라 금지령’을 내렸을 정도다. 유 감독은 “팬들이 지훈이에게 콜라를 꽁꽁 숨겨서 주다가 나에게 걸린 적도 있다. 이제 장가도 갔으니 내가 일일이 말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함지훈은 종료 5분 10초를 남기고 쐐기 점프슛을 꽂았다. 내외곽에서 14점을 뽑아낸 함지훈의 활약으로 모비스는 ‘동부산성’을 넘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함지훈은 시원한 콜라 한 잔이 당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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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