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하늘이 허술한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작품에선 주로 엘리트 역을 맡았던 그이기에 놀라움은 배가 됐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은 영화 '스물'의 주인공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이 출연한 '스무 살 왕코를 지켜라'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멤버들은 힘을 모아 지석진의 우승을 도왔다. 지석진이 총 100점을 받아 단독 우승을 하면 결과적으로 멤버 전원이 우승을 하는 규칙 때문이었다. 덕분에 지석진은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멤버들을 배신하고 부상인 금 10돈을 독식했다.
그 가운데 '허당' 강하늘의 활약이 빛났다. 강하늘은 지석진 팀 소속으로 무조건 퀴즈의 답을 맞혀야 하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순간 마다 오답을 내놨다. '당구공의 재료이자, 대학을 이르러 '학문의 OO탑'이라 부른다'는 질문에 '상아'가 아닌 '석고'라고 말하는가 하면, 오답 후 벌칙으로 쏟아진 물벼락에 쓰러지는 '몸개그'를 선보였다. 유재석은 강하늘에게 "이제 연관검색어로 '석고'가 뜰 것"이라고 놀렸다.

불운은 계속됐다. 만보기를 차고 노래를 불러야 하는 2라운드에서는 만보기가 오작동됐다. 김우빈과 짝을 이룬 강하늘은 몸을 격렬하게 흔들며 플라워의 '애정표현'을 열창했다. 방정맞은 몸놀림에도 만보기 점수는 128점으로, 김우빈이 기록한 332점과 큰 차이를 보였다. 결국 노래 부르기를 재도전한 강하늘은 에메랄드캐슬의 '발걸음'으로 또 한 번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냈지만, 예상외로 낮은 점수인 71점을 받았다.
이처럼 1,2라운드에서 위기의 상황은 강하늘로부터 비롯됐다. 3라운드인 공포의 이름표 떼기에선 그의 반격에도 경기 초반 '이름표 사냥꾼'에서 허무하게 이름표를 빼앗겼다. 허술한 면모와 잇따른 불운으로 여러 차례 긴장감을 조성했지만, 최선을 다하며 성실한 태도를 보여준 그였기에 미워할 수 없는 '엑스맨'이었다. 멤버들은 그를 '잘생긴 이광수'라고 칭ㅇ하며 친근함을 표현했다.
강하늘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모범생'이었다. 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스물'을 비롯해, 영화 '쎄시봉', 드라마 '미생'(2014, tvN), '상속자들'(2013, SBS) 등에서 주로 반듯한 역할을 맡았던 그였다. 그렇기에 이날 '런닝맨'은 자연인 강하늘의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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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