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배우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게 됐다. 시크릿 멤버이자 연기자로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한선화가 ‘장미빛 연인들’에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50회 가까이 끌고 오면서 흡인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 48회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한선화의 안정적인 연기가 극의 높은 몰입의 이유가 됐다. 이날 한선화가 연기한 백장미는 그동안 아버지 백만종(정보석 분)의 품에 벗어나 사랑하는 연인 박차돌(이장우 분)과의 주체적인 사랑의 결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장미는 사실 부잣집 딸로 때어나 철딱서니 없는 인물이었다. 초반 모성애 없는 비정한 엄마를 연기했던 그는 많이 성숙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의 간섭에서 벗어나 자신의 딸과 사랑하는 차돌을 지키기 위해 굳건하게 마음을 먹는 이야기를 펼쳐놓고 있다. 이날은 장미가 만종에게 독립을 선언했는데 절절한 모성애와 자립 의지는 한선화의 눈물 연기와 어우러지며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이 드라마에서 유독 눈물 짓는 일이 많았던 그는 이날 역시도 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감정에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교통사고를 당한 직후라 창백하지만 어딘지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한선화의 굳건한 표정 연기와 애달픈 눈물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무엇보다도 극이 전개될수록 엄마로서 꼿꼿하게 성장하는 장미는 시청자들을 뿌듯하게 했다. 아직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음에도 입체적인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표현하며 호흡이 긴 드라마를 이끌었다.
한선화는 ‘광고 천재 이태백’, ‘신의 선물’, ‘연애 말고 결혼’에서 조연으로 연기력을 쌓아왔다. 초반 다소 단편적인 표정 연기를 보여줬던 그는 ‘장미빛 연인들’이라는 50부작 주말 드라마 여주인공을 꿰찬 후 좀 더 풍부한 연기 폭을 보여주고 있다. 감정의 변화가 심하고 호흡이 긴 드라마에서 까다로운 주부 시청자들의 눈에도 ‘연기 좀 하는 배우’라는 인식이 심어진 것.
이 드라마가 출생의 비밀, 선한 인물과 악덕한 인물들의 대립구도, 불륜 암시 등 자극적인 막장 전개를 보이고 있지만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선화는 드라마의 인기에 한 몫을 단단히 하며 어느덧 여배우로 우뚝 성장했다. 아이돌 가수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한선화가 연기자로서의 홀로 서기도 어느 정도 성공하며, 그가 앞으로 보여줄 다양한 재능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다.
한편 '장미빛 연인들'은 어린 나이에 크게 한 번 넘어졌지만,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인생에 대한 해답과 행복을 찾아가는 주인공과 그 가족을 통해 희망을 그리고자 하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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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빛 연인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