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김상현, 옛 스승 만나 '동반 부활' 조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30 06: 00

궁합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실패한 트레이드의 주인공이었던 송은범(31·한화)과 김상현(35·kt)이 새로운 팀에서 개막 2연전을 통해 동반 부활을 예고했다. 
SK와 KIA는 지난 2013년 5월6일 2대2 트레이드로 세간을 떠들석하게 했다. SK가 투수 송은범·신승현을 내주며 KIA로부터 내야수 김상현, 투수 진해수를 받았다. 트레이드의 핵심은 송은범과 김상현. SK에서만 뛴 왕조의 주축 투수였던 송은범과 타이거즈 10번째 우승 주역이었던 김상현의 상징성이 컸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 트레이드 후 두 선수는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고, 팀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송은범은 FA가 돼 KIA를 떠나 한화에 새둥지 텄고, 김상현은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SK에서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새로운 출발이었다. 

그들의 새 출발이 더욱 주목받은 건 옛 스승과 재회 때문이었다. 송은범은 SK에서 전성기를 함께 한 김성근 감독의 한화로 향했다. 김 감독도 구단에 송은범의 영입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김상현은 KIA에서 우승을 합작하며 남다른 인연을 맺었던 조범현 감독을 kt에서 다시 만났다. 조 감독의 결정이었다. 
송은범은 "김성근 감독님 아니었다면 한화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의 몸을 김성근 감독에게 다 맡겼다. 잃어버린 투구 밸런스를 찾기 위해 온힘을 기울였다. 김상현도 "kt가 뽑아주기를 바랐다. 조범현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반겼다. 시범경기 동안 타격이 침묵을 지키자 조 감독이 "2군에 보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결국에는 믿었다. 
김상현은 개막 2연전을 통해 kt의 중심타자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개막전에서 홈런 2방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대폭발했고, 이튿날 역시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적시타를 하나 기록했다. 2경기 9타수 5안타 2홈런 6타점. 비록 kt는 개막 2연패했지만 중심타선에서 장타력과 결정력을 발휘한 김상현을 앞세워 공격에선 신생팀답지 않게 만만치 않은 힘을 보였다. 
송은범도 29일 넥센전에 선발로 나와 4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비록 5회까지 던지지 못해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4회 1사까지 노히터 투구를 할 정도로 내용이 좋았다. 최고 147km 포심·투심 패스트볼에 백도어 슬라이더까지 구사했다. 무엇보다 우타자 몸쪽, 좌타자 바깥쪽에 칼 같은 제구로 밸런스를 완벽하게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송은범과 김상현 모두 전성기 시절을 함께 한 스승을 만나 다시 부활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난 2년의 부진을 딛고 동반 부활을 합창할 수 있을지 올 시즌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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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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