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에도 겨울이 지나고 꽃이 피는 봄이 왔다. 28일 KBO 리그 개막전을 맞아 사직구장에는 2만7500명의 관중이 찾았다. 개막전 만원은 2012년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사직구장과 만원관중은 한때 뗄 수 없는 관계였다. 프로야구 흥행 중흥을 이끌었던 롯데, 그리고 사직구장은 '구도 부산'의 자부심을 한껏 드높였다. 2008년 기록한 137만9735명은 역대 프로야구 단일시즌 관객 최다 기록이다. 이후 롯데는 2012년까지 5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경기 당 평균관중 2만 명 역시 롯데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2008,2009,2011,2012년)이다.
그렇지만 2013년과 2014년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12년 경기당 평균관중 2만742명에서 2013년에는 1만2043명으로 줄었고, 2014년은 조금 회복이 되긴 했어도 1만2982명으로 과거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였다. 2013년은 관중 만원이 단 1번뿐이었고, 2014년은 총 8번인데 그 가운데 울산구장이 5번이었다.

때문에 2015년 개막전 만원은 여러 의미를 가진다. 작년 불미스러운 사건에도 불구하고 롯데 팬들은 다시 야구장을 찾아 목 놓아 갈매기를 불렀다. 롯데도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팬들에게 보답했다.
롯데 선수들 역시 만원관중에 반색했다.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가 부진한 브룩스 레일리에 대해 구단 내부에서는 '너무 많은 관중 앞에서 레일리가 흥분을 했다. 그 만큼 사직구장 분위기가 뜨거웠다'는 말이 나온다. 강민호는 "오랜만에 그런 분위기에서 야구를 할 수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보통은 파도타기가 원정 스탠드에서 끊어지는데, 개막전에서는 파도가 계속 쳤다"고 말했다.
정말 롯데 팬들은 마음을 돌린 것일까. 다시 사직야구장에도 진짜 봄이 찾아 온 것일까. 롯데 이창원 사장은 "팬들께서 진짜 마음을 푸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사장은 "개막전에 많은 분들이 야구장에 찾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그런데 만원이 된 것은 프런트가 잘해서 그런 게 결코 아니다. 겨울동안 코칭스태프가 좋은 팀을 만들고, 선수들이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팬들께서 용서했다고 낙관하는 일없이 방심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록 29일 일요일 경기는 1만3615명이 입장, 절반 정도 줄었지만 일단 개막전 만원에 성공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고무적이다. 2015년, 부산 야구팬들이 다시 사직구장으로 발길을 돌릴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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