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도루-팀, 캡틴 오재원이 잡은 세 토끼[움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3.30 13: 00

이번 시즌 두산 베어스의 주장이 된 오재원(30)이 동료들에게 불어넣는 에너지는 여전하다. 오재원은 존재 자체로 팀이 NC와의 개막 2연전에서 2연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의 일부였다.
수비에서는 실책 없이 본연의 임무를 다했다. 타석에서도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28일 개막전에서는 2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으로 활약한 가운데 팀의 2015 시즌 첫 안타와 타점 기록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고, 29일 경기에서도 결승 투런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29일 경기 직후 만난 오재원은 완급조절 9단인 손민한의 공에 대해 묻자 혀를 내둘렀다. 손민한을 상대로 결승 투런홈런을 때려낸 선수답지 않게 “공이 지저분하고 제구도 워낙 좋아 야구는 구속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며 감탄했다. 오재원 본인은 어려웠다고 하지만, 보디빌더처럼 키운 몸에는 어느새 힘이 붙어 공을 정확히 맞히자 담장을 넘어가는 것이 눈에 띄었다.
물론 장타만을 위해 몸집을 불린 것은 아니다. 최우선 과제는 항상 정확한 타격이다.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당시 오재원은 “장타 욕심보다는 체형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었다. 힘이 생기면 힘으로 야구를 하려는 안 좋은 습관이 생기더라. 정확히 맞히다 보면 요즘은 공도 좋고 방망이도 좋으니 멀리 나간다. 큰 스윙을 하면 타율이 떨어지고, 타율이 떨어지면 소극적이 될 것 같다. 어느 타순이든 정확성이 목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타구 비거리가 늘어난 것 같다고 하자 오재원은 “아직 컨디션이 100%는 아니다. 매 타석 집중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연습과 경기는 다르다”고 짧게 말할 뿐이었지만, 바뀐 몸은 똑같이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혀도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 숫자를 증가시킨다. 또한 체력적으로도 한 시즌을 더 수월하게 보낼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체중이 늘어나 스피드가 줄어들면 장기인 도루능력은 줄어든다. 도루왕 경력(2011년 46개)까지 있을 만큼 도루에 일가견이 있는 오재원이 스피드를 잃는다면 뛰는 야구를 목표로 하는 두산의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생긴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는다. “장거리는 힘들지 모르지만 단거리는 괜찮다”는 게 오재원의 설명. 본인의 말대로라면 도루에는 지장이 없다. 장타와 도루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오재원이다.
장타와 도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지만, 더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팀 성적이다. 예비 FA임에도 주장으로 각오를 다진 오재원은 겨우내 스스로를 돌아본 것은 물론 주위까지 살피며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 허리에 담 증세가 있어 시범경기에 결장한 날도 있었지만, 모두 정규시즌을 위해서였다. 오재원은 “결장한 만큼 정규시즌에 더 할 수 있게 준비했다. 올해 야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민)병헌이도 어제 첫 안타를 치고 눈물이 나올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두산은 올해 4강을 넘어 우승에 도전한다.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지만 캡틴 오재원은 도전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어제와 오늘 힘든 경기를 했는데 선수들에게 겨울 동안 열심히 해놓고 못할 수는 없으니 마음 편하게 하자고 했다. 상대도 잘 하지만 우리는 열심히 했으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재원은 쉼 없이 보낸 겨울의 땀방울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가을에 결실을 맺겠다는 강한 다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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