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서 새 출발을 하는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8)이 팀의 창단 첫 승을 위해 31일 수원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다. 앞선 개막 2연전에서 외국인 투수 필 어윈(28)과 앤디 시스코(32)가 부진한 가운데 옥스프링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kt는 28~2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팀 타선은 경기 막판까지 득점을 올리는 등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국내 무대 데뷔전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첫 스타트를 끊은 어윈은 28일 롯데전서 4⅓이닝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8실점(7자책점)을 기록했고, 시스코는 29일 2차전서 4이닝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불펜진 대다수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밀리는 양상이 펼쳐졌다.

kt는 신생팀 혜택으로 2년간 외국인 투수 3명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구단의 전력에서도 외국인 투수 2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신생팀 kt는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한 전력이 된다. 앞서 1군 무대에 데뷔한 NC 다이노스는 외국인 트리오의 힘을 앞세워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kt가 당장 5강 진출의 성적을 노리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따라서 외국인 투수 3명 중 한국 경험이 가장 풍부한 옥스프링의 역할이 중요하다. 옥스프링은 올해로 한국프로야구 5년차를 맞이한다. 2008년 LG, 2013~2014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모두 10승 이상을 올렸고, 통산 평균자책점도 3.73으로 좋다. 이 정도로 안정적인 투수를 영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시범경기 등판을 지켜본 조범현 감독은 “옥스프링은 안정감이 있다. 타자들이 치는 게 중요하다”고 믿음을 보였다.
옥스프링은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11일 마산 NC전에선 1이닝을 소화한 뒤 복통 증세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17일 수원 LG전에선 4⅔이닝 2실점으로 컨디션 점검을 마쳤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베테랑답게 위기를 스스로 벗어나는 모습. 여전히 좋은 공을 던진다.
kt는 옥스프링이 이전 소속팀에서 보여줬던 만큼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했기 때문에 옥스프링이 먼저 100% 믿을 수 있는 카드가 돼줘야 한다. 아울러 31일 수원 삼성전 선발 등판은 큰 의미가 있다. 역사적인 홈 개막전이자 구단의 창단 첫 승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과연 옥스프링이 팀에 첫 승을 안겨줄 수 있을지, 또 첫 등판 호투로 외국인 투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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