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9? CK포 폭발 '부활의 서막'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31 06: 00

KIA 팬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들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비록 서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재기를 향한 의지는 똑같다. 개막의 기세를 이어가며 팬들의 기다림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009년 당시 KIA의 중심타선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인도했던 최희섭(36, KIA)과 김상현(35, kt)는 올 시즌 개막 2연전에서 의미 있는 축포를 터뜨렸다. 김상현은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kt의 힘을 과시했다. 이어 최희섭은 29일 광주 LG전에서 정찬헌을 상대로 장쾌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최희섭의 1군 홈런은 2013년 7월 26일 마산 NC전 이후 무려 611일 만이었다.
두 선수는 화려한 장타력으로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다. 그런 두 선수가 가장 대차게 손을 맞잡은 것은 2009년이었다. LG 시절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던 김상현은 2009년 KIA 유니폼을 입고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의 괴력을 선보이며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 서서히 감을 끌어올리고 있었던 최희섭도 타율 3할8리,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폭발했다. 3할, 30홈런, 100타점이라는 두 명의 선수를 보유한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로는 쭉 내리막길이었다. 최희섭은 2011년 이후 단 한 번도 80경기 이상에 나서지 못했다. 잦은 부상에 의욕이 꺾였다. 지난해에는 1군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추며 최대 위기에 몰렸다. 김상현도 마찬가지였다. 최희섭처럼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역시 부상과 주전 경쟁 낙오로 제 몫을 못했다. 2013년 SK로의 트레이드가 전환점이 될 것 같았지만 지난해는 42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 뒤 SK의 20인 보호선수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이런 사연이 있는 두 선수는 남다른 의욕으로 2015년을 준비하고 있다. 김기태 KIA 감독의 부임 이후 다시 마음을 다잡은 최희섭은 전지훈련 기간 중 굵은 땀을 흘리며 몸을 다시 만들었다. 주위의 비아냥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그라운드를 꿈꾼 결과 개막 2연전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최희섭이 살아있다”라는 메시지를 주기에는 충분했다.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김상현은 조범현 감독과 재회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SK와는 달리 주전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한 상황에서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몫도 충실하다.
리그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두 선수의 현재 상황은 처음부터 다시 뛰어야 할 판이다. 최희섭의 올해 연봉은 7000만 원, 김상현은 1억6000만 원이다. 요즘 ‘물가’를 고려하면 비싼 편이 아니며 개막 엔트리 평균 연봉보다도 못하는 점에서 두 선수의 위치를 잘 알 수 있다. 올해 반등하며 현역의 막바지장을 화려하게 설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 선수의 활약은 나란히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KIA와 kt의 시즌 판도와도 직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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