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엔진’ 양동근(34, 모비스)은 알아도 막을 수 없는 선수였다.
울산 모비스는 31일 오후 5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치러진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원주 동부를 83-65로 눌렀다. 2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프전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동부의 핵심은 1차전 18점을 준 양동근의 수비에 있었다. 허웅, 안재욱, 두경민, 박병우까지 나섰지만 양동근은 펄펄 날았다. 1 대 1로 도저히 제어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안재욱은 양동근에게 골밑에서 역공을 당해 피해가 컸다.

경기 전 김영만 감독은 “양동근을 참 어떻게 막아야 할지...상황을 봐서 1차전과 다르게 막겠다”고 공언했다. 동부는 경기시작 후 3분 만에 두경민이 파울을 두 개 범했다. 양동근의 매치업을 허웅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양동근은 허웅의 수비를 뿌리치고 점프슛을 넣었다.
파울콜이 예민해 동부의 거친 수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양동근을 막던 김창모는 다시 파울을 범했다. 양동근은 1쿼터 6점을 넣었다. 유재학 감독은 1쿼터 종료 2분을 남기고 양동근을 벤치로 불렀다. 하지만 대타로 나선 김종근이 곧바로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주도권을 내준 모비스는 20-22로 뒤진 채 1쿼터를 마쳤다.
어차피 양동근을 1 대 1로 막을 수 있는 가드는 동부가 없다. 김영만 감독은 2쿼터 지역방어로 선회했다. 경기 전 김영만 감독은 “모비스가 지역방어를 못 깨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존을 써서 이긴 게임이 많다. 맨투맨으로는 약점이 없는 팀”이라고 밝혔다.
동부의 지역방어는 성공적이었다. 높이의 우위를 앞세운 동부는 리바운드를 잘 잡았다. 상대 속공을 봉쇄하는 이중효과가 있었다. 느린 템포로 경기가 흘러가면 동부가 이길 확률이 높았다. 동부는 43-35로 전반전을 앞섰다.

3쿼터 시작과 함께 분위기가 바뀌었다. 양동근은 모비스의 속공을 주도하며 7득점을 퍼부었다. 단숨에 10점을 넣은 모비스는 역전에 성공했다. 동부의 지역방어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양동근은 체격과 스피드에서 동부가드를 압도했다. 적진으로 치고 들어가 올려놓는 레이업슛은 김주성과 윤호영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양동근이 마음껏 골밑을 휘저은 모비스는 2차전까지 승리로 장식했다. 양동근은 17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실책은 단 한 개도 범하지 않았다. 양동근은 돌격대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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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