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에게는 뉴질랜드도 큰 벽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주인공은 이재성이었다. 이재성은 후반 41분 문전에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날 지동원은 슈틸리케 감독의 말처럼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코칭 스태프 뿐만 아니라 많은 기대를 받았다.

지난 우즈벡전에서 지동원의 최고의 경쟁자인 이정협은 전반 26분 만에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기성용과 교체됐다. 뉴질랜드에 나서지 않을 것이 확실했던 가운데 지동원이 기사회생을 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동안 슈틸리케호 최전방 공격수는 이정협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확신을 가지고 이정협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에 대해 "이정협이 잘해주고 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그의 플레이에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부상을 당한 이정협이 빠지면서 지동원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도 경기를 앞두고 "원톱 공격수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드리겠다"는 의미 심장한 이야기를 했다.
지동원은 절치부심 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11년 9월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과의 경기 이후 대표팀에서 득점포가 침묵하고 있다. 본인의 존재를 재 입증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한수 아래인 뉴질랜드를 맞아 지동원은 원톱 공격수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대표팀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지동원도 한 축을 담당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원톱 공격수에게 많은 득점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와 경쟁하고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을 큰 덕목으로 생각한다. 원톱 공격 전술에 대한 강한 애정을 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동원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했다.

지동원의 움직임은 좋지 않았다. 중원에서 제대로 연결되는 패스도 많지 않았다. 따라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던 상화잉었다. 하지만 문제는 개인의 역할이었다. 부담은 컸고 경기력은 떨어졌다. 지동원은 전반 40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뉴질랜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또 후반 16분 지동원은 헤딩슈팅으로 뉴질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핸드볼 파울이었다. 결국에는 상대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결국 지동원은 후반 27분 이정협과 교체됐다. 말 그대로 수모였다. 4년만의 득점포 가동을 노렸던 지동원의 꿈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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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백승철 기자 spjj@osen.co.kr/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