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 아버지 영전에 바친 눈물의 우승컵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3.31 22: 06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아버지 영전에 눈물의 우승컵을 바쳤다.
IBK기업은행이 한국도로공사에 3연승을 거두며 2시즌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기업은행은 31일 오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서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0(25-15, 25-23, 25-19)으로 완파하고 3연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2012-2013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거두고 GS칼텍스에 우승컵을 내줬던 기업은행은 2시즌 만에 통산 2번째 정상을 차지하며 신흥 명가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기업은행은 창단 처음으로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며 지난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여자 배구에서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서 전승 우승한 팀이 됐다. 정규리그 6라운드서 전승을 기록한 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 2연승, 챔프전 3연승으로 포스트시즌 전승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6라운드 때부터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경기였다. 이날 1세트는 작전타임을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 감독이 별로 한 게 없는 경기였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집중력이 좋았던 선수들이 정말 고맙고 대견스럽다. 창단한지 몇 년 안됐지만 성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 감독은 이어 "2012-2013시즌 통합우승 뒤 지난 시즌 0.1% 부족해 챔프전 우승을 놓쳤다. 올 시즌도 데스티니 부상으로 삐걱대다가 정규리그 우승을 하지 못한 뒤 챔프전서 정상을 차지하니 더 기분이 좋고 값진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우승 순간 지난해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떠올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우승한 순간 선수들이 첫 번째로 생각 났고, 가족들이 그 다음으로 떠올랐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울먹이며 말을 이은 이 감독은 "지난해 5월 7일 아버지가 우승 모습을 못 보고 돌아가셨다. 매일 경기에 나올 때 아버지 생각을 한 번 했다"면서 "아버지는 정말 열렬한 배구 팬이셨는데 (우승 모습을 못 보여드려) 너무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다른 이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 감독은 "2010년 11월 23일 선수들 받은 뒤 팀을 창단한 뒤로 비시즌 때도 거의 5년 동안 주말 빼고는 집에 간 적이 없다. 이해해준 가족들이 정말 고맙다"면서 "창단한 뒤 힘은 들었는데 행장님부터 현장을 너무 믿어주신다. 이렇게 믿어주는데 '엉터리로 하면 안되겠다'고 다짐했다. 끝까지 감독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도 정말 고맙고, 이제 부드러운 감독이 돼야 할 것 같다. 경기에 필요한 건 주문하면서 따뜻한 얘기도 좀 해주고 최대한 부드러운 감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