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우승 공신들이 '베테랑 세터' 김사니의 MVP 수상이 당연하다며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IBK기업은행이 한국도로공사에 3연승을 거두며 2시즌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기업은행은 31일 오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서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0(25-15, 25-23, 25-19)으로 완파하고 3연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2012-2013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거두고 GS칼텍스에 우승컵을 내줬던 기업은행은 2시즌 만에 통산 2번째 정상을 차지하며 신흥 명가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기업은행은 창단 처음으로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며 지난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여자 배구에서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서 전승 우승한 팀이 됐다. 정규리그 6라운드서 전승을 기록한 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 2연승, 챔프전 3연승으로 포스트시즌 전승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사니는 이날 MVP 기자단 투표 28표 중 12표를 차지하며 김희진(7표), 박정아, 데스티니 후커(이상 4표), 남지연(1표) 등 동료들을 따돌리고 챔프전 주인공에 등극했다. 해외에서 활약하던 김사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 무대로 유턴, 복귀 첫 시즌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 직후 눈물을 쏟아낸 김사니는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서며 "MVP 제가 받아도 되는 건가요"라고 겸손의 미덕을 보이며 "우승은 할 때마다 매번 좋다. 다리가 별로 안 좋아셔 이겼을 때 내 자신이 대견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김사니는 MVP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이날 백토스 몇 개는 정말 일품이었다"면서 "처음 합류했을 때 리그 전체를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훈련을 통해 몸이 많이 좋아졌다. 무릎 뒤쪽이 아파서 많이 고민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고 부상을 이겨낸 김사니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우승을 합작한 동료들도 본인의 MVP 수상을 생각했냐는 질문에 김사니의 MVP 수상이 당연하다고 답했다. 삼각편대의 중심축으로 활약한 데스티니는 "김사니가 진짜로 MVP를 받아도 된다"면서 "베테랑인 김사니가 항상 힘들 때마다 앞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걸 아는데 MVP를 받을 만하다"고 진심 어린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승부처인 2차전서 맹위를 떨친 김희진도 "(이)효희 언니가 나간 뒤 코트 안에서 누가 이끌어줄까 생각했다. 사니 언니가 효희 언니 역할을 했다. 아픈데도 열심히 한 것을 보면서 나도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이겨낸 경기가 많았다. 항상 고맙다. 언니가 마땅히 MVP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챔프전 내내 꾸준히 활약했던 박정아는 당돌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상을 받는다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면서도 "그래도 나이가 어리니깐 나중에 잘해서 받고 싶다. 희진 언니랑 둘이 경쟁해서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하나는 타보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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