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변신을 선언했던 황재균(28,롯데)의 노력이 정말 결실을 맺을 것인가.
황재균은 지난겨울 체중 증량에 공을 들였다. 94kg에서 시작된 저울은 100kg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라 매 끼니 고기를 입에 달고 살 정도로 공을 들였다. 가끔 살이 빠질 때는 고민하며 억지로 음식을 챙겨먹기도 했다. 그 만큼 황재균은 힘들게 체중을 불렸다.
그가 세 자릿수 몸무게 선수가 된 이유는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매번 "사직 펜스가 조금만 더 낮았다면 진작 20홈런-20도루는 해봤을 것"이라고 툴툴대는 황재균이지만 해답은 힘을 키우는 것밖에 없다는 걸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09년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며 19개의 홈런을 친 것이 최다 홈런이었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롯데 주전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홈런이 없었던 황재균이지만, 정규시즌 돌입하자마자 장타를 줄기차게 때리고 있다. 지난 달 29일 사직 kt 위즈전에서 앤디 시스코의 높은 직구를 밀어쳐 사직 펜스를 훌쩍 넘겼던 황재균은 지난 달 3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고의 4구로 자신을 거른 김지용을 비거리 115m짜리 시즌 2호 스리런으로 설욕했다.
현재 황재균의 3경기 성적은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2홈런 7타점이다. 워낙 샘플이 적어 비율스탯이 큰 의미를 갖진 않지만, 어쨌든 OPS는 1.610에 이른다. 안타 6개 중 장타가 4개(홈런 2개, 2루타 2개)일 정도로 공이 멀리 나간다.
단순히 공이 멀리 나가는 게 아니라 타구 속도도 빨라졌다. 예전이었으면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좌중간을 갈랐을 타구가 이제는 총알같이 날아간다. 황재균은 “타구가 빠르면 (내야수에게) 잡힐 타구도 빠져나간다. 지금까지는 (겨울 동안 훈련 성과에 대해)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 타선에서 2번 타자 황재균이 갖는 의미는 크다. 롯데는 개막 후 아두치-황재균-손아섭-최준석으로 상위타순을 꾸리고 있다. 좌-우-좌-우 균형이 적절하게 맞는 타선이다. 지금까지는 롯데 하위 타선의 활약으로 테이블세터가 또 하나의 중심타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LG전 스리런 홈런 역시 9번 문규현이 2루타로 출루하자 상대 벤치에서 1번 아두치를 거르고 황재균과 승부를 걸었다가 나온 것이었다.
게다가 황재균 바로 앞에 아두치는 ‘또 한 명의 손아섭’이라고 불릴 만큼 톱타자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제 3경기를 치렀지만, 그 만큼 황재균 앞에 타점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많은 타점을 올리기 위해서는 장타력 보강은 필수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체중을 늘렸지만 타격 밸런스도 좋고 공도 더 멀리, 그리고 더 빠르게 날아간다. 황재균이 장타까지 장착하면서 롯데 타선은 더욱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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