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이산가족의 상봉을 보는 듯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와 두산의 시즌 첫 맞대결이 우천으로 연기된 가운데 한화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은 훈련을 마친 뒤 퇴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모건이 가던 길을 멈추고 어느 누군가와 마주쳤다. 이야기를 하더니 와락 품에 안겨 포옹을 했다. 홍창화 한화 응원단장이었다.
모건은 홍창화 응원단장에게 "응원가가 너무 좋다. 내가 타석에서 따라 부르는 게 방송에도 나왔다"며 반가워했다. 모건의 응원가를 만든 주인공이 바로 홍창화 응원단장이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모건이 포옹을 하며 격하게 고마움을 나타낸 것이다. 두 사람은 함께 손으로 알파벳 'T'자를 그려 'T-세리머니'까지 취하며 얼싸안았다.

한화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모건은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토니 플러쉬(Tony Plush)'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토니'의 이름을 딴 'T-세리머니'는 이미 한화 선수들과 팬들에게도 전파됐다.
홍창화 단장도 모건의 특징을 살린 응원가를 만들어 팬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가수 이선희의 명곡 'J에게'를 개사한 것으로 흥겨운 멜로디에서 'T! 나이저 모건~ T! 승리를 위하여~'라는 가사가 나온다. 특히 팬들이 세리머니 동작을 취하면서 다 함께 'T!'라고 합창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이제 2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주말 동안 목동구장에 울려 퍼진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팬들에게 최고의 응원가로 떠올랐다. 오죽 좋았으면 모건도 경기 중 타석에서 응원가를 흥얼거렸다.
홍창화 응원단장은 "모건이 갑작스럽게 1군에 올라오게 돼 응원가를 놓고 개막 전날까지 고민했다. 'J에게'가 외국인선수와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비트가 강한 것으로 할까 생각했다"며 "모건의 세리머니가 T라서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J에게'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모건은 개막 2연전에서 2루타 2개 포함 9타수 4안타 타율 4할4푼4리 1도루로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몸에 맞는 볼을 2개나 기록했지만 아픈 표시를 내지 않고 1루로 뛰어가는 투혼을 보였다. 번개 같은 배트 스피드와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새로운 외국인 스타 탄생을 알렸다.
여기에 홍창화 응원단장이 새롭게 내놓은 응원가가 모건의 흥을 돋우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건이 'T' 응원가와 함께 훨훨 날아오를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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