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등판을 가진 김광현(27, SK)이 비교적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올 시즌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그러나 타선의 지원이 전무했던 탓에 승리투수 요건은 챙기지 못했다.
김광현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단 한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위력적인 피칭이었다. 4회 잠시 흔들리며 2점을 준 것이 뼈아팠다. 다만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기에는 충분한 투구 내용이었다.
초반 페이스는 좋았다. 1회부터 공에 힘이 넘쳤다. 최고 150㎞에 이르는 강속구와 전매특허인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섞어가며 KIA 타선을 요리했다. 선두 김원섭을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처리한 김광현은 최용규를 3루수 땅볼로, 브렛 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필은 체인지업을 던져 헛방망이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2회에도 나지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최희섭을 투수 앞 땅볼로, 이범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3회에도 쾌투가 이어졌다. 김다원과 강한울을 나란히 2루수 땅볼로 잡아낸 김광현은 이성우를 148㎞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0-0으로 맞선 4회 1사 후가 문제였다. 최용규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져나가는 2루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필의 타석 때 폭투로 주자의 진루를 허용했고 필에게 좌전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뺏겼다. 최희섭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2루에서는 이범호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다시 1점을 더 허용했다. 다만 김다원을 3루 땅볼로 잡고 더 이상의 실점은 막았다. 5회까지 투구수는 79개였다.
이날 90개 정도의 투구가 예정되어 있었던 김광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최용규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김광현은 필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나지완의 3유간 타구 때 최정이 볼을 한 번 더듬는 사이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았고 필은 3루까지 내달렸다. 당초 판정은 1루에서 아웃이었으나 심판합의판정을 통해 뒤집어졌다.
김광현은 후속타자 최희섭을 슬라이더를 통해 루킹삼진으로 잡아냈다. 95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전유수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올 시즌 첫 등판을 마쳤다. 이어 이범호 타석 때 3루 주자 필이 런다운에 걸렸으나 정상호의 송구를 3루수 최정이 잡아내지 못하며 실점은 하나 더 늘어났다. 포수 실책으로 기록돼 자책점이 되지는 않았다. 전유수가 김다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쳐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전체 95개의 투구 중 직구가 55개(58%)로 비중이 높았다.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그 외 슬라이더(22개), 체인지업(11개), 커브(7개)를 섞어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62개, 볼은 33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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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