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신화가 잠시 멈췄다. 삼성화재 왕조의 시작이었던 라이트 김세진(현 OK저축은행 감독)이 삼성화재의 8연패 도전을 좌절시켰다.
삼성화재는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안산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에 1-3(19-25, 19-25, 25-11, 23-25)으로 제압당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단 한 세트만 내준 OK저축은행은 완벽한 마무리로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고,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 8연패 도전이 좌절됐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 직후 “한 세트를 따내서 다행이다. 리베로가 둘이고 세터도 둘이 뛰니 어렵다. 챔피언결정전에 온 것만 해도 잘 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했는데 마무리가 좋지 않았고, 레오가 자기 몫을 해주지 못했다. 여기까지 온 것으로 만족하고 다음 시즌 준비 잘 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당연히 다른 감독보다 삼성화재 출신 감독에게 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신영철 감독과 김세진 감독 모두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나중에 얻어 먹더라도 더 많이 얻어먹을 것 아닌가”라고 농담을 던진 뒤 “우승할 팀이 우승을 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팀이었다. 시즌 시작할 때도 우승후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라고 덧붙였다.
그간의 힘들었던 감정들도 그대로 묻어났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억지로 끌고 온 것도 있었다. 공격수가 하나밖에 없는 팀인데 어떻게 하겠는가.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레오의 챔피언결정전 부진 원인에 대해서는 “타점을 찾지 못했다. 마지막에는 집중력이 올라갔겠지만 레오가 가지고 있는 좋을 때의 공격 템포나 타점을 가져가지 못했다. 어쨌든 결과는 감독의 책임이다. 외국인 선수는 3년차가 되면 머리가 좀 커진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것은 감독 책임이다”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달랐다. 신 감독은 “19번 출전해 우승하지 못한 것이 3번째다. 올해가 전력이 가장 나빴다. 챔피언결정전만 가면 다행이다. 그러려면 정규시즌에 꼭 우승을 해야 한다고 봤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전력으로 하는 것이지만, 정규시즌은 관리를 잘 하면 잘 할 수 있다. 박철우 자리를 정규시즌에는 황동일과 김명진으로 메울 수 있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안 되더라. 곽동혁도 챔피언결정전을 처음 해보니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다음 시즌 준비에 대해서도 아직은 뾰족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신 감독은 “FA 선수를 데려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선수를 충원할 길이 없다. 선수 구성은 대안이 없다. 우승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고 웃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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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