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임기준, 비에 날아간 선발 데뷔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02 20: 50

각자 나름대로의 ‘데뷔전’을 가졌던 메릴 켈리(27, SK)와 임기준(24, KIA)가 비로 경기를 모두 마무리하지 못했다. 다만 ‘비공식 데뷔전’에서 각자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은 수확이었다.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KIA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은 1-1로 맞선 5회 KIA의 공격을 앞두고 노게임이 선언됐다. 4회 SK의 공격이 끝난 뒤 거세진 비바람에 오후 8시 12분경 경기가 이날 들어 두 번째로 중단됐고 결국 더 이상 경기를 하지 못했다.
켈리는 4회까지 6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 임기준은 4회까지 8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5회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편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두 팀 선발투수들로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노게임 선언’이었다.

SK의 새 외국인 투수인 켈리는 이날이 한국무대 첫 등판이었다. 진정한 데뷔전이었다. 2012년 3경기 출전 경력이 있는 임기준은 선발 첫 등판이라는 또 하나의 소중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두 선수 모두 나란히 4회까지 1실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비로 이 기록은 모두 ‘비공식’이 됐다.
켈리는 150㎞에 이르는 빠른 공, 그리고 체인지업과 커브를 골고루 섞어 던지며 KIA 타선을 효율적으로 틀어막았다. 타자 무릎 쪽에 형성되는 제구는 합격점을 줄 만했다. 공 자체도 힘이 있어 쉽게 공략할 만한 투구는 아니었다. 특히 변화구로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 등 한국무대 연착륙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4회 최용규와 16구 승부를 벌였고 포수 정상호의 실책이 나오며 투구수가 많아졌지만 3회까지는 나무랄 것이 없는 내용이었다.
임기준은 제구가 흔들려 투구수가 전체적으로 많았다. 1회 사사구 세 개를 내줬고 3회에도 안타 세 개와 몸에 맞는 공 하나를 허용하며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3회 1점을 허용했을 뿐 실점은 최소화했다. 커브·슬라이더의 변화구 제구가 들쭉날쭉한 것이 흠이었지만 제구가 잘 될 때는 상대 허를 찌르는 위력적인 공으로 돌변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 정도였지만 타이밍을 맞히기 까다로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공에 SK 타자들이 타이밍을 잘 맞히지 못했다.
두 선수는 올 시즌 SK 선발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켈리는 외국인 선수로서 두 자릿수 승수가 기대되고 있다. 임기준은 KIA의 변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선발진 뒤쪽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공식 데뷔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