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가 4일 휴식에도 끄떡없는 위력투로 KBO리그 복귀 첫 승을 신고했다.
탈보트는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무자책) 역투를 펼쳤다. 한화가 4-2 승리를 거두며 탈보트는 삼성 시절이었던 2012년 9월10일 대구 넥센전 이후 2년6개월22일이자 934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탈보트는 2012년 삼성에서 25경기 14승3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하며 승률(.824) 타이틀을 가져갔다. 삼성의 통합우승에 기여했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그 이후 미국 마이너·독립리그를 거치며 팔꿈치 수술 및 재활을 거쳤고, 지난해 대만리그에서 인상적 투구로 존재감을 알렸다.

한화의 부름을 받고 3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탈보트는 시범경기에서 안정감을 발휘하며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개막전에서 넥센을 상대로 6이닝 5피안타 5볼넷 2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으나 불펜 난조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화도 이날 전까지 1승2패로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탈보트였다. 김 감독은 "탈보트가 원래 나오기로 되어 있었다"며 4일 휴식 등판이 준비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개막전에서 110개의 공을 던져 피로도가 남아있는 상황이었지만, 탈보트는 최고 148km 강속구를 마음껏 뿌렸다. 4회 1사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퍼펙트 투구를 했다.
4회 1사 후 정수빈에게 내야 안타로 퍼펙트가 깨진 탈보트였지만 김현수를 초구에 2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5회 1루수 김태균의 포구 실책에서 비롯된 2사 1·2루의 위기에서 김재호·정진호에게 연속 중전 적시타를 맞았지만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추가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5회까지 선발승 요건을 채운 탈보트는 6회부터 마운드를 권혁에게 넘겼다. 총 투구수는 7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4일 휴식 등판으로 체력 안배를 위한 김성근 감독의 결정이었다. 경기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탈보트가 잘 이끌어줬고, 이를 발판 삼아 한화는 승리할 수 있었다.
이날로 탈보트는 시즌 평균자책점도 1.50에서 0.82로 끌어내렸다. 한화의 오랜 꿈이었던 든든한 '외국인 에이스'가 마침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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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