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갈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강정호(28, 피츠버그)에 대한 현지의 평가도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유력매체들이 연이어 강정호를 올 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 중 하나로 평가하며 비상한 관심을 대변했다.
미 전국단위 유력매체인 CBS스포츠는 3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신인왕 판도를 다루는 컬럼을 통해 강정호의 이름을 언급했다. 강정호는 올 시즌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루키인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작 피더슨(LA 다저스) 등과 함께 이 신인왕 예상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일에는 미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이 강정호를 당당히 신인왕 후보 5인 중 하나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포지션을 딱히 명시하지 않고 ‘내야수’라고 명시하며 다방면 활용성을 시사한 CBS스포츠는 “한국의 넥센 히어로즈에서 온 강정호의 이번 스프링캠프는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한 때 29타수 2안타의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강정호는 2일까지 시범경기 16경기에 나가 타율 1할9푼, 출루율 2할7푼7리, 장타율 4할2푼9리, 2홈런, 5타점, 4볼넷, 16삼진을 기록 중이다. 분명 좋은 성적은 아니다. CBS스포츠도 이를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CBS스포츠는 “빠른 공을 위주로 적응하고 있다. 8개의 안타 중 5개가 장타였다. 이런 힘은 피츠버그가 왜 그에게 약 1600만 달러(연봉 1100만 달러, 포스팅 금액 약 500만 달러)를 투자했는지 말해준다. 강정호는 지난해 117경기에서 40개의 홈런을 쳤다”라고 힘을 높게 평가했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 또한 “바람이 아니었다면 2~3개의 타구가 더 넘어갔을 것”이라며 강정호의 힘을 극찬했었다.
CBS스포츠는 총평에서 “그를 신인왕 경쟁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는 없다. 강정호는 아직 확실한 포지션을 잡지 못했다”라면서도 “만약 그가 메이저리그의 투구에 적응한다면, 그는 그의 폭발력을 바탕으로 이 레이스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강정호에 대한 기대치는 시범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유효한 분위기다.
내셔널리그의 신인왕은 최근 2년간 투수(호세 페르난데스, 제이콤 디그롬)이 차지했으며 타자는 2012년 브라이스 하퍼(워싱턴)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하퍼의 성적은 타율 2할7푼, 22홈런, 59타점이었다. 알버트 푸홀스(2001년), 제이슨 베이(2004년), 라이언 하워드(2005년), 라이언 브런(2007년), 지오반니 소토(2008년) 등도 20홈런 이상을 치고 신인왕에 오른 인물들이다. 아무래도 장타력이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CBS스포츠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강정호를 후보에 올려둔 것으로 풀이된다.
역시 가장 강력한 후보는 크리스 브라이언트였다. 브라이언트는 올 시즌 시범경기 18경기에서 타율 4할2푼5리, 9홈런,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652라는 엄청난 성적을 냈다. 팀이 마이너리그에서의 출발을 지시하자 “FA 계약을 한 해 늦추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줄을 잇기도 했다. 다저스의 미래로 평가되는 작 피더슨 역시 당당히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CBS스포는 “최근 피더슨은 가장 유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였지만 브라이언트의 등장으로 최유력 후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 외 마르코 곤살레스(세인트루이스), 제이크 램, 야스마니 토마스(이상 애리조나), 라파엘 몬테로, 노아 신더가드(이상 뉴욕 메츠), 호르헤 솔러(시카고 컵스) 등이 뽑혔다. 올해는 브라이언트, 피더슨, 토마스, 솔러, 강정호 등 야수 쪽에 신인왕 후보들이 많다는 평가다. 강정호가 이들 사이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