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대우는 야수전향 뒤 1군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3년 4월에는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약점이 노출되면서 활약을 길게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1군과 2군을 오가며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천재형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한 김대우지만 실은 노력파 선수이기도 하다. 오른쪽 손바닥에는 온통 굳은살로 가득하다. 여러 번 물집이 잡히고 또 터진 흔적이다. 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냐고 묻자 김대우는 한사코 "이 정도는 굳은살도 아니다. 우민이 형 손바닥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라며 손을 내저었다.
시범경기 홈런 3개로 강한 인상을 심어 준 김대우는 개막전 선발 좌익수로 낙점되는 기쁨을 누렸지만 정작 경기에 들어가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래도 김대우는 이제까지 롯데가 가진 4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타율 2할5푼(12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김대우는 시즌 첫 멀티히트를 날렸다. 5타수 2안타로 활약했는데, 2-2로 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익선상 3루타를 치고 나갔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중요한 순간 안타를 터트리며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변화구 선구안이 향상되어 최대한 길게 승부를 끌고 간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대우는 타격폼을 수정했다. 장종훈 1군 타격코치, 모토니시 아츠히로 2군 타격코치 모두 김대우에게 '히팅 포인트를 앞에 놓아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힘은 충분하니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네가 가진 힘의 60%로만 쳐도 충분히 펜스까지 보낼 수 있다. 맞히는 데 초점을 둬라"고 김대우에게 말했다.
성과는 있었다. 시범경기 호성적이 이를 말해준다. 김대우는 "정작 정규시즌 되어서 타석에 서니 마음대로는 안 되는데, 그래도 최대한 그 감각을 유지하며 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주전 1루수 박종윤이 부상으로 낙마하며 김대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종운 감독은 "대우가 (안타를) 쳐 주니까 종윤이가 빠진 부분을 메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좌익수가 익숙한 김대우지만, 1루 수비도 가능하기 때문에 2일 경기에서는 선발 1루수로 이름을 올렸었다.
'미완의 대기' 김대우가 자리 잡는다면 롯데 타선의 파괴력은 훨씬 강해진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김대우는 구슬땀을 흘렸다. 굳이 감추려고 하지만, 손바닥의 굳은살이 이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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