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야구팀] 야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는 오늘도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웃음 폭탄을 유발하는 농담부터 뼈있는 한마디까지 승부의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지난달 시즌 개막과 함께 대장정을 시작한 KBO리그. 첫 3연전 카드가 비 때문에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그래도 야구장은 많은 말들이 등장했다. 그라운드에서는 어떤 말들이 나왔을까.
▲ "한숨 쉬는 거 보니 58개는 치겠다" - NC 이호준

3일 마산구장에서 이호준은 넥센 박병호를 보자 "어제(2일) 1루 가니까 병호가 죽겠다고 한숨쉬더라"며 유쾌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호준은 "지난해에도 초반에 죽겠다고 하더니 그 다음부터 뻥뻥 치더라"며 "올해도 한숨 쉬는 거 보니 많이 치겠다. 58개는 치겠다"고 덕담을 남겼다. 박병호는 고개숙여 감사를 표했다. 박병호는 2일 시즌 첫 안타를 쳤으나 8푼3리의 부진에 빠져 있다.
▲ "감독님, 비가 많이 오네요" - 염경엽 넥센 감독
마산구장에는 3일 비가 예보돼 있었으나 오후 4시가 넘을 때까지 비가 오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이 마산구장에 도착한 4시 30분쯤이 돼서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염 감독은 1루 더그아웃에 있던 김경문 NC 감독에게 인사를 하러 오자마자 "감독님, 비가 많이 오네요"라며 환히 웃었다. 그때부터 비는 정말 많이 오기 시작했고 경기는 우천 순연. 염 감독은 껄끄러운 NC와 선발 이재학을 모두 피했다.
▲ "15연속 볼? 난 유창식과 달라" - 롯데 김대우
1일 한화 유창식은 볼 15개를 연달아 던지며 제구에 애를 먹었다. 2일 잠실에서도 잠시 화제가 되었는데, '전 투수 출신' 롯데 김대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강속구 우완투수 김대우는 2009년 4월 25일 사직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등판했는데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5타자 연속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김대우는 "15개 연속 볼 던진 유창식과 난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대우의 주장은 "볼넷은 내줬어도 중간중간 스트라이크는 던졌다"라는 것. 당시를 회상하며 김대우는 "실은 등판을 코앞에 두고 잠이 안 와서 몸을 풀다가 목에 담이 왔다. 몸관리 못했다며 혼이 날까봐 그냥 던졌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날씨가 내 마음 같네" - 조범현 kt 감독
조범현 kt 위즈 감독은 지난 3월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은 흐린 날씨를 두고 “날씨가 내 마음 같네”라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팀의 3연패와 함께 햄스트링 부상으로 엔트리서 제외된 장성호를 두고 아쉬움을 표한 말. 이어 조 감독은 “성호가 우리한테는 정말 큰 전력이다. 캠프 때 후배들을 이끌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 "오승환, 엔화도 떨어졌는데 오라해" - 류중일 삼성 감독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활약 중인 오승환은 3월 27일 개막전 이후 3경기 연속 마운드에 올랐다. 첫 2경기서 무실점 했으나 3번째 경기에선 1이닝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고전했다. 시즌 첫 세이브에도 일본 언론은 흔들리는 오승환에 대해 걱정했다. 이 이야기가 나오자 류중일 삼성 감독은 “엔화도 많이 떨어졌는데 올 시즌 끝나고 돌아오라 해”라며 제자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여전히 좋은 전력에도 불펜 고민이 담긴 류 감독의 한 마디였다.
▲ "김용희 나쁜놈 하면서 가겠지" - 김용희 SK 감독
SK는 개막전 당시 선발투수 4명을 뺀 엔트리를 제출했다. 일단 당장 활용할 야수를 많이 넣고 선발투수들이 로테이션 순서대로 합류하면 차례로 제외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그 덕분에 1군 경험이 없는 몇몇 선수들이 개막전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현실은 냉정한 일. 이번주 김광현이 1군에 등록되자 최정민이 빠졌고 2일 켈리가 등록되자 김재현이 2군으로 내려갔다. 아직 1군에 없는 백인식이 등록되면 1명이 더 내려가야 하는 상황. 이에 김용희 감독은 "내려가는 선수들은 속으로 김용희 나쁜놈 하면서 내려갈 것이다"라고 껄껄 웃으면서도 "1군에서 경험을 한 것 자체로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은 어떤 한순간의 계기로 큰다"고 너무 낙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 "빵을 9개나 먹었더니 배가 부르네" - 김무관 SK 타격코치
SK는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 조쉬 스틴슨에게 6이닝 동안 꽁꽁 묶이는 등 타선이 침체를 거듭한 끝에 0-3으로 영봉패했다. 이에 김무관 코치는 3일 경기 시작 전 "빵을 9개나 먹었다"라고 이야기했다. 9이닝 동안 전광판에 0만 그린 것을 우회적으로 비유한 것이다. 김 코치는 "내일까지는 밥을 안 먹어도 되겠다"라는 씁쓸한 농담을 덧붙이며 최근 팀 타격 부진에 속타는 심정을 그대로 대변했다. 그러나 SK는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도 4이닝 1득점에 그치며 침체를 이어갔다.
▲ "우리는 류현진 오기를 기다려야지"- 김성근 한화 감독
2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다른 팀들의 데이터를 체크하던 김성근 감독. "KIA가 김광현을 이겼네"라며 개막 3연승을 달린 KIA에 흥미를 나타냈다. 자연스럽게 마무리로 2세이브를 올린 윤석민 이야기가 나왔다. 시즌 전 미국 생활을 접고 친정팀 KIA로 돌아와 힘을 실어주는 윤석민 활약에 부러운 눈치. 이에 김 감독은 "우리는 류현진 오기를 기다려야지"라며 농담 한마디로 웃어보였다. KIA가 윤석민 복귀 효과로 상승세를 타는 것처럼 한화도 류현진이 컴백해 힘을 보태줬으면 하는 것이 김 감독의 심정이었다.
2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다른 팀들의 데이터를 체크하던 김성근 감독. "KIA가 김광현을 이겼네"라며 개막 3연승을 달린 KIA에 흥미를 나타냈다. 자연스럽게 마무리로 2세이브를 올린 윤석민 이야기가 나왔다. 시즌 전 미국 생활을 접고 친정팀 KIA로 돌아와 힘을 실어주는 윤석민 활약에 부러운 눈치. 이에 김 감독은 "우리는 류현진 오기를 기다려야지"라며 농담 한마디로 웃어보였다. KIA가 윤석민 복귀 효과로 상승세를 타는 것처럼 한화도 류현진이 컴백해 힘을 보태줬으면 하는 것이 김 감독의 심정이었다.
▲ "New team, new manager, 덜덜덜"- 한화 유먼
지난 1일 대전 두산전에서 한화 이적 첫 등판을 가진 쉐인 유먼. 경기 초반에는 흔들렸지만 3회부터 구위를 찾으며 안정감을 보였다. 5.1이닝 4실점. 이튿날 덕아웃을 지나가던 유먼은 취재진을 보고는 "New team, new manager, 덜덜덜"이라며 양 팔을 감싸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새로운 팀 한화와 김성근 감독 앞에서 처음 던지느라 긴장을 많이 했다는 표현. 유먼은 '덜덜덜'을 우리말로 말하며 익살을 떨었다. 다행히 김성근 감독은 "그 정도면 잘 던졌다"고 합격점을 내렸다. 당분간은 떨지 않아도 될 듯하다.
지난 1일 대전 두산전에서 한화 이적 첫 등판을 가진 쉐인 유먼. 경기 초반에는 흔들렸지만 3회부터 구위를 찾으며 안정감을 보였다. 5.1이닝 4실점. 이튿날 덕아웃을 지나가던 유먼은 취재진을 보고는 "New team, new manager, 덜덜덜"이라며 양 팔을 감싸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새로운 팀 한화와 김성근 감독 앞에서 처음 던지느라 긴장을 많이 했다는 표현. 유먼은 '덜덜덜'을 우리말로 말하며 익살을 떨었다. 다행히 김성근 감독은 "그 정도면 잘 던졌다"고 합격점을 내렸다. 당분간은 떨지 않아도 될 듯하다.
▲ "그래도 다시 돌아가겠죠"- LG 정성훈
지난 3월 31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정성훈. 1년 공백이 무색하게 3루 수비가 안정적이다고 말하자, "지금까지는 다행히 실수 없이 하고 있는데 이제 2경기 밖에 안 했다. 두고 봐야 한다"면서 "그래도 결국에는 다시 (1루로) 돌아가겠죠"라고. 정성훈은 2014시즌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3루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을 소화했는데 2015시즌 다시 3루수로 출장 중이다. 하지만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이 복귀하면 정성훈은 지난해처럼 1루수를 볼 확률이 높다. 한나한은 아직 복귀시점이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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