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는 부산과 서울에 연고지를 두고 있다. 물리적 거리는 대한민국 끝에서 끝이라 멀지만, 심리적 거리는 바로 옆집처럼 가깝다. 두산은 거인의 피를, 롯데는 곰의 피를 듬뿍 수혈받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롯데와 두산은 선수가 많이 오갔다. 그리고 오간 선수들이 대체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구단끼리 사이도 나쁘지 않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큰 이동이 있었는데, 두산은 FA 장원준을 영입해 선발진을 보강했고 롯데는 보상선수로 정재훈을 지명, 뒷문을 보강했다.
올해 사령탑이 바뀐 두 팀은 초반 나란히 3승 1패를 기록, 공동 2위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이제 주말이 지나면 두 팀의 순위는 달라진다. 올해 롯데와 두산의 첫 3연전, 선발 매치업 만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하다.

2일 두산과 한화만 경기를 치르면서 주말 롯데와 두산의 선발 총력전이 실현됐다. 롯데는 1,2,3선발이 몽땅 등장하고, 두산은 선발 4인방 가운데 유희관만 빠진다.
롯데는 브룩스 레일리(3일)-송승준(4일)-조쉬 린드블럼(5일) 순서대로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두산은 유네스키 마야(3일)-장원준(4일)-더스틴 니퍼트(5일) 등판한다.
3일에는 양 팀 개막전 선발투수인 레일리와 마야가 맞대결을 펼친다. 레일리는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0.82를 찍고 개막전에 나섰지만 kt 위즈한테 3⅓이닝 7실점으로 혼쭐이 났다. NC 다이노스를 만난 마야는 6이닝 4실점을 했지만 팀 타선 폭발로 승리를 챙겼다.
4일은 송승준과 장원준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시즌 첫 등판에서 각자 승리투수가 된 후에 사직에서 만나자'던 약속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롯데 마운드의 대들보에서 적으로 만나기에 더욱 드라마틱한 승부가 될 전망이다. 장원준이 첫 사직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5일은 강속구 투수가 맞붙는다. 롯데의 사실상 1선발인 린드블럼이 시즌 2승을 노리고, 두산은 니퍼트가 뒤늦은 시즌 첫 등판을 앞두고 있다. 둘 다 다양한 구종과 빠른 템포, 그리고 타자와의 승부를 즐기는 선수다.
롯데와 두산 모두 선발 총력전을 펼치는 만큼 밀리는 팀은 초반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피를 나눈 거인과 곰의 혈투가 야구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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