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포수 경험’ 안중열, “더 많이 배워야죠”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4.03 10: 01

“더 많이 배워야죠”.
kt 위즈 안중열(20)은 지난 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1군 데뷔 후 첫 선발 출전하며 의미 있는 경기를 가졌다. 지난해부터 호흡을 맞췄던 에이스 박세웅(20)과 배터리를 이뤘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많은 것을 배운 하루였다.
안중열은 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시범경기에선 선발 출전한 경험이 있었지만 정규 시즌에선 처음이었다. 조범현 kt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그동안 실점이 많아서 변화를 주기 위해서 안중열을 선발 출전시켰다”라고 밝혔다. 두 선수의 나이를 합쳐 40세. 조 감독도 이 부분이 걱정됐지만, 지난해 호흡을 맞춘 배터리이기에 믿고 투입했다.

안중열은 박세웅과 마찬가지로 정규시즌이라고 해서 특별히 떨리진 않았다. 그는 “기분은 똑같았다. 오히려 시범경기 처음 선발 출전했을 때가 떨렸고, 그렇게 떨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중열은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었다. 세웅이와 고등학교 때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고 지난해에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발 박세웅은 5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4회에 대거 4점을 내줬지만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는 등 고졸 2년차 답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또한 수비에서도 박세웅을 도와주지 못했다. 포수로 나선 안중열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안중열은 “세웅이는 구위가 좋았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서 “볼이 많이 나왔던 게 아쉽다. 그래도 지금까지 선발 투수들 중에 가장 잘 던졌다”라고 말했다.
역시 4회가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3회까지 완벽했던 박세웅은 4회 첫 타자 나바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흔들렸다. 그리고 1사 1,2루에서 최형우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통타당하며 실점했다. 안중열은 “세웅이는 지난해에 비해 구위도, 변화구도 좋아졌다. 지난해엔 슬라이더 위주로 승부했는데, 삼성전에선 왼쪽 타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체인지업 비중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스무 살 배터리는 삼성 중심타자들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았으나 타순이 한 바퀴 돈 후부터 생각이 많아졌다. 안중열은 “4회가 승부처였다. 처음에 볼만 안 줬다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 세웅이의 변화구도 잘 떨어졌는데 베테랑 선배들이다 보니 맞은 것 같다”면서 “공에 힘이 있었기 때문에 패스트볼로 갔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박세웅은 4회초 1사 2루서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박석민을 상대로 어렵게 승부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안중열 역시 “코치님이 승부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어렵게 승부하다가 헛스윙이 나오면 좋고 아니면 1루를 채우고 간다는 생각을 가졌다. 역시 상대 타자의 선구안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후 안타를 맞았다”고 복기했다.
하지만 안중열은 “모든 게 결과론이다”라고 담담히 말한 뒤 “세웅이는 하던 대로만 하면 잘 할 것이다. 리드에 있어선 찬스 때 안 맞으려 했던 게 아쉬웠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공격적으로 리드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험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용덕한 선배한테 많이 배워야 한다”며 자신을 낮췄다.
비록 첫 선발 출전에서 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안중열의 첫 선발 등판은 큰 경험이 됐다. 조 감독은 여전히 안중열에 대해 “스무 살 치고 잘 한다. 방망이 자질도 있고 스로잉이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안중열이 조 감독의 믿음 속에 대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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