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이 새로운 애칭을 얻었다. 그런데 망신 또 망신이다.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2014-2015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후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의 댓글 중 인상적인 댓글이 있다. 바로 "KBL= Komedy Big League"다. 많은 이들의 동의를 받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말 재미있는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경기 내용 때문은 아니다.
비록 Komedy의 철자가 틀린 점은 있다. Comedy가 맞다. 그러나 분명 KBL은 농구 관련 리그가 아니라 어느 예능 프로그램 보다 재미있다.

우선 관중이 오고 싶어도 찾지 못했다. 지난 2차전이 평일 저녁 5시에 열리면서 관중석은 텅 비고 말았다. 홈인 모비스 구단 관계자들이 발이 닳도록 관래를 돌아 다녔지만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사실상 최소 관중이 입장했다. 그만큼 답답한 경기였다. 관중이 없은 프로 스포츠는 존재의 이유가 없는데 2차전이 바로 그랬다.
더 재미있는 일은 3차전서 벌어졌다. 유재학 감독이 불만을 나타내자 전광판 담당 기록원이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KBL 관계자들이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박차고 움직였다.
당시 넘어가서는 안될 구역으로 움직인 모비스 유재학 감독에게는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 만약 심판이 당시 유 감독의 행동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그리고 유재학 감독이 불만을 표출한 이유도 분명히 있다. 심판 감독관이 제대로 경기 운영을 하지 못해 화가 난 상황이다. 비단 이는 유 감독 뿐만 아니라 동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경기장을 빠져 나간 관계자는 자신에게 직접 거친 말이 나온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빠져 나갔다. 홈팀이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의 가슴에는 KBL이 적혀 있었다. 말 그대로 KBL이 책임져야 했다.
이 기록원은 경기장을 빠져 나간지 5분만에 다시 돌아왔다. 물론 경기가 5분동안 중단됐던 것도 사실이었다. 잘 짜여진 각본이라고 해도 놀라울 일인데 이번 일은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비단 챔프전에서만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 아니다. 올 시즌을 비롯해 6강-4강 PO에서 모두 발생했다.
농구가 이슈가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경기력이 아니라 다른 문제로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경쟁 종목들은 긍정적인 이유로 화제가 되고 있다. 남자 배구는 삼성화재의 아성을 넘고 OK저축은행이 새로운 왕좌에 올랐다. 그리고 축구의 경우 차두리는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태극마크를 내려 놓았다.
반면 KBL은 놀림감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단 이 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다음 시즌 외국인 선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KBL에서는 193cm 이하 외국인 선수의 몸무게 제한을 두자는 논의도 있었다.
선수들의 노력이 희화화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L은 점점 새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상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10bird@osen.co.kr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