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다 돌아올 때까지 5할만 하고 있으면 좋은데…".
한화 김성근 감독은 매년 시즌 전 목표 승수를 설정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올해는 그런 과정이 생략됐다. 김 감독은 "베스트 멤버들이 한 번도 모이지 않았다. 목표 승수 계획은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부상병들이 하나둘씩 돌아오면 또 다른 부상병들이 생겨 좀처럼 '완전체' 한화를 볼 수 없었다.
당장 개막 후 4경기도 투타에서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투수로는 선발 배영수가 허리에 담이 오는 바람에 로테이션을 한 번 걸렀고,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은 이태양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야수로는 정근우(턱) 조인성(종아리) 한상훈(발목) 김태완(어깨) 등 핵심 선수들이 상당수 빠져있었다.

하지만 이제 어둠은 걷히고, 조금씩 희망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먼저 배영수가 이번 주말 NC와 경기에 첫 선발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김성근 감독은 "배영수가 곧 들어오면 선발 5명이 된다. 이태양도 최근 캐치볼을 시작했다. 배영수에 이태양까지 다 들어오면 마운드에 여유가 생길 것이다"고 반색했다.
정근우는 빠르면 다음주 복귀가 가능하며 한상훈·김태완도 이달 중순 합류를 기대케 한다. 당초 5월까지는 뛸 수 없을 것이라던 조인성도 일본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눈에 띄게 회복됐다. 빠르면 5월초 복귀도 가능하다. 조인성은 지난 2일 조청희 트레이닝코치와 함께 일본에서 귀국, 대전구장을 찾아 코치·선수들에게 인사를 했고 3일부터 서산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전부 다 돌아올 때까지 5할만 하고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5월초 투타 핵심 선수들까지 베스트 멤버가 모인다는 것을 가정하면 4월 목표로 사실상 5할 승률을 잡은 것이다. 4월까지 5할로 버티면 베스트 전력으로 싸울 수 있는 5월 이후 치고 나갈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싸움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승부의 세계는 약한 자가 죽는다. 약하면 집중공격 당한다"며 "초반에 약하게 보이면 상대 투수 로테이션에 에이스들만 들어온다. 작년에도 그런 상황이 되었는데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4월 싸움이 중요하다. 까다롭다는 의식을 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화는 지난 5년간 3~4월 성적이 33승76패2무로 승률이 3할3리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부터 처지며 상대 팀들로부터 쉬운 팀으로 인식돼 에이스 투수들의 표적이 됐다. 베스트 멤버들이 빠진 올 시즌 초반도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 개막 4경기 2승2패로 순항하고 있는 한화, 부상병들이 전원 복귀할 5월초까지 승률 5할로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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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