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후크 남발?’ LG 마운드 운용, 엇나가지 않았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4.03 07: 31

퀵후크(Quick Hook). 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6회가 끝나기 전에 교체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선발진이 약한 팀. 혹은 불펜진이 강한 팀이 퀵후크를 많이 한다. 2014시즌 LG 트윈스는 퀵후크 38회를 기록했다. 강한 불펜진을 보유한 만큼, 퀵후크에서 리그 2위(1위 넥센 42회)에 올랐었다.
2015시즌에도 LG의 퀵후크는 자주 나올 듯하다. 이미 LG는 4경기 중 2경기에서 퀵후크를 단행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3월 29일 광주 KIA전에서 3회말 임지섭이 필에게 3점홈런을 맞자마자 교체했다. 지난 1일 잠실 롯데전에선 임정우를 5회초 1사 1, 3루에서 내렸다. 당시 임정우는 3회초 하준호에게 홈런을 맞아 1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볼넷도 적었고, 과감한 투구로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청신호를 쏘았다. 교체 당시 투구수는 63개. LG가 0-1로 롯데에 끌려가고는 있었으나, 투구수를 감안하면 임정우의 퀄리티스타트도 가능해 보였다. 이해하기 어려운 마운드 운용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양상문 감독은 애초에 불펜 총력전을 각오했었다. 경기에 앞서 “내일 소사가 나오는 만큼, 오늘 김선규 정찬헌 이동현 봉중근 모두 등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LG는 김선규 정찬헌 이동현이 차례대로 마운드에 올랐고, 세 투수 모두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셋이 경기 중반부터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기에, 10회말 김용의의 끝내기 안타도 나올 수 있었다.
물론 이른 불펜진 가동은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연투가 반복되고 투구수가 누적되면 구위가 저하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확실히 짚고 넘어갈 점은, 모든 게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양 감독은 이미 지난 시즌 퀵후크를 많이 하면서도 불펜진 과부하를 피했다. 6명의 불펜투수를 골고루 투입하며 전원 필승조 체제를 만들었다. 투구수와 등판 간격은 물론, 등판 전 몸을 풀 때도 투구수를 체크하며 불펜진을 관리했다. 그 결과 LG 필승조 6명(봉중근 이동현 신재웅 유원상 정찬헌 윤지웅) 중 7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가 없었다.
올해에는 스프링캠프부터 적극적인 불펜 운용을 계획했다. 류제국·우규민의 이탈로 선발진이 100%가 아닌 채 시즌 초반을 보내야 하는 상황. 그만큼 불펜진을 통해 선발진의 약한 부분을 메우기로 결정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봉중근은 “감독님께서 시즌 초반에 욕심이 있으시다. 불펜 투수들에게 특별히 주문도 하셨고, 스프링캠프 훈련량도 많다”며 “매 경기 조금 오버하더라도 모든 투수를 투입할 것이라 하셨다. 선발투수들은 투구수를 관리하겠지만, 불펜투수들은 조금 힘들어도 잘 버텨달라고 하셨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LG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김지용 최동환 전인환 등을 발굴하며 불펜진 가용자원을 늘렸다.
다시 시점을 지난 1일 잠실 롯데전으로 돌려보자. LG의 급선무는 개막 3연패에서 탈출하는 것이었다. 물론 임정우가 퀄리티스타트를 끊고, 팀도 승리하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러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한다면, 무조건 ‘팀 승리’다. 양 감독의 말대로 다음날 이닝이터 헨리 소사가 선발 등판하고, 불펜투수들도 시즌 초반인 만큼, 피로가 쌓이지 않은 상태다. 무모한 퀵후크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선발투수의 투구수 관리 측면도 강하게 적용됐다. 양 감독은 선발투수들로 하여금, 시즌 첫 등판에선 최대 투구수의 70, 80%까지만 던지게 하고 있다. 개막전에서 100개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소사를 투구수 90개에서 끊었고, 루카스도 애초에 투구수를 80개 내외로 정했다. 임정우 역시 설정된 투구수가 80개를 넘지 않았을 것이다. 첫 등판부터 무리시키지 않고, 두 번째, 세 번째 등판에서 투구수를 한계치에 가깝게 하려고 한다.  
양 감독은 투수 개개인의 특성도 감안하고 있다. 지난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한 신재웅의 경우, 짧고 자주 던지게 하면서 페이스업을 유도 중이다. 슬로스타터 신재웅이 100% 구위를 찾는 시점을 앞당기려 한다. 현재 페이스가 가장 좋은 정찬헌과 이동현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되, 신재웅이 페이스가 올라오면, 둘의 비중을 줄일 생각이다. 지난 1일 2군으로 내린 유원상은 바닥을 찍은 만큼, 여유를 두고 올라올 시점을 잡고 있다. 김선규 카드가 계속 성공한다면, 김선규가 유원상의 공백을 메우면 된다. 추격조 김지용도 어느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진다. 양 감독은 “지금까지 무리해서 투수진을 운용한 경기가 없다. 이동현을 4회나 5회에 내는 일도 없을 것이다”며 계획에서 어긋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지난 2일 잠실 롯데전이 우천취소되면서 LG 불펜투수들은 하루를 푹 쉰 상태로 3일 잠실 삼성전에 나선다. 선발 등판하는 소사가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다면, 불펜진은 일요일까지 무리 없이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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