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홈런왕 크리스 브라이언트(23, 시카고 컵스)가 마이너리그행에 실망했지만 더 발전하는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는 브라이언트를 위한 무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라이언트는 14경기에서 9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고, 타율도 4할2푼5리(40타수 17안타)로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컵스는 브라이언트를 트리플A로 내려보냈다.
이유는 서비스 타임 때문이다. 컵스가 개막전부터 브라이언트를 쓰면 6년 뒤 FA로 떠나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2주만 늦게 빅리그로 부르면 FA 자격 연한을 1년 늦출 수 있다. 특급 신인들에게 자주 있는 일이지만 브라이언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이와 관련해 구단을 비난하기도 했다.

선수 본인에게도 실망스런 일이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빅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지 못하게 된 브라이언트는 “정말로 실망스럽다. 나는 경기에 나가서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뛰었고, 가능한 모든 것을 해냈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브라이언트는 “나는 이것(마이너리그행)을 동력으로 삼을 것이다”고 말한 뒤 “사람들이 나를 의심했던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것 같다. 날 의심하는 건 좋다. 나가서 나를 증명할 수 있게 하는 동기가 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벌써 두 번째 좌절이다. 지난해 브라이언트는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타율 138경기에서 3할2푼5리, 43홈런 110타점으로 메이저리그 입성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컵스는 9월에 브라이언트를 올리지 않았다. 이 역시 FA 자격 취득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FA까지 먼 미래를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이 중요하다는 게 브라이언트의 생각이다. 브라이언트는 “유니폼을 입을 때, 난 컵스 유니폼을 입는다. 이 팀을 위해 뛰는 것은 영광이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노력하고 미래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며 브라이언트는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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