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를 통한 경기력 향상이 현실로 다가와 굉장히 기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러시아와 A매치 친선전을 벌인다. 지난 1998년 일본전 이후 국내에서 17년 만에 개최되는 여자대표팀의 A매치다.
윤덕여호는 6월 열리는 캐나다 여자월드컵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003년 미국 여자월드컵에 이어 12년 만에 꿈의 무대에 나선다. '에이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박은선(로시얀카) 등 최정예 멤버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출발은 좋지 않다. 대표팀은 지난달 열린 2015 키프로스컵서 이탈리아, 캐나다, 스코틀랜드와 한 조에 속해 3연패를 당하며 짐을 쌌다.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셈이다.
대표팀은 러시아와 일전을 이틀 앞둔 3일 결전 장소에서 각오를 다졌다.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러시아 대표팀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덕여 감독은 이날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서 "러시아와 2경기를 할 수 있어 나와 선수들 모두 정말 기뻐하고 있다. 대회를 성사시켜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대한축구협회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이번 2연전은 월드컵 준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좋은 경기를 통해 월드컵을 앞두고 관심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에 부임한 뒤 줄곧 말했던 부분이 A매치를 통한 경기력 향상이었다. 현실로 다가와 굉장히 기쁘다. 많은 팬들이 오셔서 응원을 해주시면 좋겠다"면서 "1차전을 잘해야만 2차전도 많은 팬들이 관심을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팀의 주포인 지소연과 박은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윤덕여 감독은 앞서 러시아 감독이 박은선의 느린 발을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에 "박은선의 몸상태는 100%가 아니다. 미팅을 통해 확인하고 이틀 동안 훈련을 지켜봤는데 70% 정도 올라왔다. 박은선이 국내에서 있을 때 스피드하고 파워풀한 경기 운영을 했는데 러시아에서 키가 큰 선수들과 부딪혔다. 러시아 감독과는 다르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월드컵서 큰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다. 짧은 시간 동안 좋은 몸상태가 유지된다면 러시아 감독의 말에 역행할 수 있는 플레이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소속팀 일정을 마친 뒤 오는 4일 오전 대표팀에 합류하는 지소연에 대해서는 "3일 경기를 치른 뒤 4일 아침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라 시차나 여러가지가 힘든 상황이다.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것이다. 많은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필요 시 후반에 지소연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교체 출전을 시사했다.
윤 감독은 "러시아는 체격이 상당히 우월하다. 월드컵 준비 과정의 일환이다. 경기 스타일은 다르지만 신체 조건만 봤을 땐 브라질을 대비한 좋은 경기다. 부상으로 빠진 이들을 대신해 합류한 이들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윤 감독은 "2차전이 대전에서 열린다. 1차전에 나타난 부족한 부분을 새롭게 준비하겠다. 모든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선수 운용의 폭을 넓히겠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수비는 가장 아쉬운 부분 가운데 하나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수비수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모든 팀원의 잘못이다. 분명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강팀과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도 "심서연 등 주축들이 많이 빠졌지만 황보람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 잦은 부상으로 경기에 못 나왔지만 WK리그서 많은 경험과 기량을 갖춘 선수다. 좋은 역할을 분명히 해줄 것이다. 수비수들이 실점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여자대표팀은 러시아와 역대전적서 6전 2승 1무 3패로 박빙 열세다. 가장 최근엔 2011 키프러스컵서 지소연과 여민지의 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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